[장진리기자] 청소년 유해음반 심의 등 가요 심의를 두고 가요계 안팎이 들끓고 있다.
최근 방송사들이 각기 제시하는 모호한 가사 심의 기준이 논란이 된 것에 이어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유해음반 심의 기준까지 지적이 문제가 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4일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 백지영의 '아이캔트드링크', 허영생의 '아웃 더 클럽(Out the Club)' 등을 청소년 유해음반으로 지정했다. 청소년 유해음반으로 지정된 앨범은 19세 미만 청소년들이 구매할 수 없다. "가사에 술이 등장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음주를 조장한다"며 지정 이유를 밝힌 여성가족부의 발표를 두고 '대체 음반 심의의 정확한 기준이 뭐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

현재 가장 논란의 중심에 선 노래는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 이 노래는 가사 중 '취했나 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애' 라는 부분이 청소년들에게 음주문화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유해음반 판정을 받았다.
비스트는 이미 6월을 끝으로 1집 활동을 모두 마무리한 상황. 그러나 활동이 끝난 후 난데없는 청소년 유해음반 판정으로 당황스러운 형국을 맞이했다. 이에 비스트 멤버 양요섭은 "나는 앞으로 동요를 부르겠다"며 "이걸로 앞으로 공연도 못하나"라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 음원시장의 활성화와 스마트폰, MP3 등 스마트기기의 보편화로 어디에서나 듣고 싶은 음악을 간편하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지금, 가요가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심의 기준은 스스로도 설득력을 상실, 결국 자승자박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4일 여성가족부의 유해음반 판정 이후 17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는 장혜진이 바이브의 '술이야'를 불렀다.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라는 가사가 장혜진의 목소리를 타고 여과없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만약 여성가족부의 기준대로였다면 '청소년을 매일 음주토록 조장하는' 바이브의 노래를 그대로 내보낸 '나가수'는 19세 미만의 시청을 금지시켜야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촌극은 여성가족부의 모호한 심의 기준에서 비롯된다. 여성가족부는 "가사에 술이 들어가면 안된다"라는 기준을 내세우고 있지만, 술이 가사에 들어가더라도 어떤 노래는 심의 통과, 어떤 노래는 유해물 판정을 받는 현재와 같은 복불복 심의가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심의 기준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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