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의기자]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 트윈스는 FA가 된 주전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전력 보강은커녕 오히려 대규모 전력 손실을 입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우규민은 올 히즌 LG의 거의 유일한 보강 전력이라 할 수 있다. 경찰청에서의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팀의 취약점인 마무리 보직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7년 30세이브로 구원 2위에 오르는 등 수준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으나 경찰청에서는 선발로 뛰었다. 군 복무 기간 동안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본인이 직접 요청했다. 경찰청의 유승안 감독도 흔쾌히 허락했다.
우규민은 '경찰청에서 혹사를 당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로 복무 시절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우규민은 "7년 동안 (LG에서) 200이닝을 던졌는데, 경찰청에서는 2년 동안 200이닝을 던졌다"며 웃음을 보였다.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선발과 짧게 던지는 마무리 보직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긴 이닝을 소화한 경험은 우규민에게 여러가지 도움이 됐다. 먼저 많은 실전을 통해 구질을 시험할 수 있었다. 우규민은 "마무리로 뛸 때는 확실한 공만 던져야 하지만 선발의 경우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구질을 점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군입대 전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으나, 경찰청에서는 체인지업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었다.
군 제대 후 달라진 점도 있다. 어느새 팀의 중고참급 선수가 돼버렸다는 것. 우규민은 "그동안은 내가 인사를 하는 사람(선배)이 많았는데, 이제는 나에게 인사를 하는 사람(후배)이 많아졌다"며 "후배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책임감이 커진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우규민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첫 번째는 개인 통산 100세이브다. 앞으로 36세이브를 추가하면 100세이브 고지를 밟게 된다. 우규민은 "아직 보직이 확실히 정해진 것도 아니고 올 시즌 내로 달성하기 쉽지도 않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며 "올해 30세이브 이상을 하면 팀이 4강에 진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또 하나의 목표는 2013년 열릴 예정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우규민은 "WBC에는 꼭 나가보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대표팀 선수단이 구성된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야 대표팀에 선발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결국 통산 100세이브, LG의 4강, WBC 참가 등 우규민의 목표는 하나의 원으로 이어져 있는 셈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우규민은 아직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으로 실전 등판은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러닝 등 체력훈련과 함께 가장 좋았던 시절인 2007년의 투구폼이 찍힌 연속사진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아직 올 시즌 우규민의 보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마무리를 포함한 불펜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태 감독도 우규민을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불안했던 LG의 뒷문을 단단히 잠글 열쇠는 우규민이 손에 쥐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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