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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츠자키 코치 "한국 투수들 수명 짧아 안타깝다"


[권기범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는 색다른 인물들이 눈에 띈다. 지바 롯데 기술코치인 소노카와 가즈미 투수 인스터럭터와 지난 해까지 주니치에 몸담았던 가츠자키 고우세이 컨디셔닝(트레이닝) 코치다. 지난 시즌 후 투·타의 핵심 선수들이 모조리 빠져나간 롯데는 조금이라도 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들을 외부인사로 초청했다. 이들은 사이판 1차 스프링캠프 때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소노카와 인스트럭터가 말수가 적고 신중한 스타일이라면 가츠자키 컨디셔닝 코치는 쾌활하면서 솔직한 성격으로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인물.

우연한 기회에 가츠자키 트레이닝 코치와 말을 나눌 수 있었다. 잠깐의 인사가 길게 이어졌고,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30여분 동안 그는 한국 야구에 대한 느낌과 오릭스로 진출한 이대호에 대한 전망까지 털어놓는 등 얘기들을 쏟아냈다.

◆가츠자키 트레이닝 코치와의 일문일답

-롯데 선수들에게 어떤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는지

"복근 쪽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투수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여기(롯데 캠프)에 와서는 주로 투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롯데 선수들을 직접 보니 어떤지

"롯데 뿐만 아니라 한국 투수들은 몸이 굉장히 좋다. 선수 한 명 한 명이 멋지다. 특히 일본 투수들에 비하면 더욱 눈에 띈다."

-복근 운동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실 피칭과 관련한 기능적인 운동은 시키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은 선수들이 복근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르쳐주는 것이다. 피칭 때는 하체에서 시작해 어깨까지 이어지는 근육들이 연쇄적으로 작용해야하는데 롯데 투수들은 복근에서 멈춘다. 위와 아래가 따로따로 논다고 할까. 그 부분을 연결해주려고 하고 있다."

-현재 롯데 투수들은 많이 좋아진 것인가

"잘 하고는 있는데, 좀 더 다른 동작을 넣어볼까 고민이긴 하다. 기초가 없어서 이번 캠프서는 기초를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 전문적으로 만들어야할 것 같다."

-피칭 시 차이가 큰가

"(진지해지며)150㎞를 던지는 투수가 한국과 일본에 한 명 씩 있다고 치자. 일본 투수들의 공은 끝까지 궤적을 유지하는데 비해 한국 투수들은 조금씩 떨어진다. 피칭시 볼에 힘이 끝까지 전달되지 않고 분산된다. 임창용(야쿠르트)도 3년 전에는 현재처럼 던지지 못했다. 일본에 온 후 그런 기술적인 트레이닝을 받았다. 개별적으로 약한 부분에 부담이 안걸리게 한다. 특히 이런 훈련을 하면서 선수생활을 하게 될 경우, 투수들의 수명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한국 투수들의 수명이 짧다는 말인가

"주니치 투수들만 해도 대부분 30대 후반이다. 40대도 있다. 한국은 선수생명이 짧다. 너무 안됐다. 좀더 기능적으로 훈련을 한다면, 수명도 길어질 것이고 결과도 좋을 것이다. 선수 자신을 위한 퍼포먼스나 성적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안 당하고 오랜시간 하는 야구다. 프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프로 선수라면 모두가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해왔던 사람이다. 몸은 자기만의 재산이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정말 이 말을 전해주고 싶었다. 코치들도 그들의 노력을 끝까지 이끌어줘야 한다."

-또 해주고 싶은 말은

"음… 정말 많다. 제발 스피드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 야구는 육상기록이 아니다. (잘해낼 수 있는) 방법은 각자가 다르다. 중요한 것은 제구력이다. 일본에선 2군 선수들도 컨트롤이 안되는 선수가 없다. 일본 팀들 캠프에 가면 누구나 포수가 내민 글러브에 90%는 꽂아넣는다. 빠져도 볼 한 개 차이다. 그 정도다. 다르빗슈가 왜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겠는가, 그 제구력에 150㎞를 던진기 때문이다. 한국투수들은 스피드에 신경쓰지 말고 기본적으로 제구력에 더 집중해야한다."

-소노카와 코치도 스피드에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라.

"당연한 말이다. 160㎞를 던져도 제구가 안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160㎞ 4개 던지면 포볼이고, 130㎞ 한 개 던져도 안타 맞으면 똑같다. 오히려 공을 적게 던지는게 선수 생명과 관련해서도 낫다.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역시 투수의 '기본'이 컨트롤이라는 말인가

"타자는 스트라이크존에 걸쳐 아슬아슬하게 들어오는 볼에 괴로워한다. 분명히 스트라이크인데 들어오다 밖으로 빠져버린다든지. 그렇게 잘하는 이승엽도 일본 투수들의 컨트롤에 당했다. 일본 투수들은 먼저 몸쪽으로 찔러넣고 타자를 시험한다. 놀라서 뒤로 뺀다거나 하면 바로 당한다. 콘트롤이 좋아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 한개 던져버리면 바로 볼카운트에서 밀린다. 이승엽도 그렇게 당했다. 인코스를 공략못하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없다."

-이대호가 오릭스로 이적했는데

"이대호가 연습경기서 굉장히 잘 쳤다고 들었다. 하지만 절대로 방심하면 안된다. 분명히 지금 투수들은 이대호를 시험하고 있다. 대부분 찬스에서 이대호에게 이쪽저쪽 구질을 시험하면서 일부러 맞아주고 있는 것이다. 개막하면 정말 달라질 것이다."

-한국 야구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 궁금하다. 왜 이렇게 좋은 몸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지 않는가. 이렇게 몸이 좋은데 말이다. 상반신만으로 공을 던지면 부상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일본에서는 팔꿈치 수술은 1군에서 1, 2명 정도일 뿐이다.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것 같다. 내가 이래서 일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이 나중에 어떻게 변할 지 지켜보고 싶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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