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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출범 100일…"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네"


흥행 참패, 광고 급감…"킬러콘텐츠 발굴, 시청률 상승 시급"

[김현주기자] 지난 2011년 12월1일 본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100일을 맞았다.

출범 당시 종편 사업자들은 콘텐츠 품질 제고와 다양화, 질 높은 일자리 창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출범 100일을 맞은 이날까지 초기 인지도 쌓기마저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다. 고급 인력들을 영입하는 한편 인기 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으로 홍보했지만 시청률은 연일 처참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광고주들은 종편을 '효과 대비 광고비가 비싼 매체 1위'로 꼽고 있다. 종편은 스스로 지상파에 견줄 수 있는 매체로 평가했지만 케이블TV 채널보다 못한 시청률을 내고 있다. 정부로부터 '의무전송 채널'로 지정되는 특혜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다시피 한 것이다.

◆흥행 참패 왜?

9일 업계에 따르면 종편은 TNmS와 AGB닐슨의 조사에서 출범 이래 시청률 0.3~0.4%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만 넘으면 '대박'이라는 말이 나온다. 케이블TV 채널들은 평균 1%대 시청률이다.

업계는 종편 4사의 연간 적자가 약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사가 자본금으로 총 1조5천346억원을 투자했는데, 5년 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흥행작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일부 작품에서도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총 제작 기간이 4년, 제작비 100억원에 달하는 TV조선 드라마 '한반도'는 첫 방송에서 첫 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1.649%로 출발했다. 이후 급격하게 추락하면서 1%선에 그치고 있다.

박건형과 한혜진이 주연을 맡은 JTBC '신드롬'도 1회 방송에서 0.926%를 기록했으며 그 이후에는 하락세다. 종편의 흥행 기준이라는 1%대 선을 넘지 못한 것.

하지만 이런 작품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종편에서 방영하기 때문에 시청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에서 20%대 높은 시청률로 흥행했던 프로그램도 종편 시청률은 0%선을 기록했다. 배우 유승호가 출연한 TV조선 '프러포즈 대작전'이 그 같은 경우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미디어미래연구소 이종관 연구원은 "지상파 후발주자였던 SBS가 출범했을 당시에는 채널이 몇 개 없었지만 지금과 같은 다채널 시대에는 종편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종편은 SBS보다 두배 이상 시간과 공을 들여야만 시청자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 분야의 한 전문가는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국 일정을 앞당기다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전에 역량이 부족하고 엉성한 작품 편성으로 시청자 외면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 기대효과 반감

광고주 업계에 따르면 종편 4사는 출범 초반인 지난 2011년 12월 각각 80억원의 광고를 수주했다. 하지만 1~2월에는 각사마다 4분의 1 수준인 20억원 규모로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개국 초기 광고주들이 대규모 광고 집행을 했다"면서 "하지만 시청률도 저조한 상황에서 종편이 무리하게 요구하기도 하지만 광고주 입장에서는 집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광고주들의 종편에 대한 광고효과 기대는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한국광고협회 '광고주 현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채널 도입이 광고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질문에 광고주 92.9%의 응답자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 조사는 국내 주요 광고주들의 광고비 집행 계획 및 매체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광고주들은 종편(29.3%), 지상파 TV(26.8%), 신문(22.0%) 순으로 실제 광고효과에 대비해 광고비, 광고집행량 등에서 고평가돼있다고 답했다. 저평가된 매체로는 온라인(28.2%), 디지털방송(17.9%), 케이블TV(15.4%) 순으로 응답했다.

광고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콘텐츠가 부족한 종편이 광고주의 광고예산 집행의 룰을 흐리는 동시에 낮은 시청률로 인해 광고효과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종편이 시청률을 올리려고 자극적인 소재의 프로그램을 늘리다가 제재를 받는 일도 생기고 있다. 지난 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채널A가 방송한 '해피앤드 시어머니의 올가미' 드라마가 지나치게 비윤리적인 설정과 함께 특정 업체에 노골적으로 광고효과를 했다며 제재했다.

이달 8일에는 TV조선의 시사다큐 프로그램 '영상추적 NOW'는 아이가 화상입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경고'를 받았다.

업계 전문가는 "수준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것 만이 시청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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