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기자]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다?
아메리칸리그와 달리 야구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내셔널리그가 머지 않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는 최근 자신의 칼럼을 통해 늦어도 10년 안에는 내셔널리그가 지명 타자 제도를 도입해 양대리그가 같은 룰 아래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메이저리그 버드 셀리그 커미셔너는 "10년이면 나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당장은 논의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되지말라는 법도 없으며 촉매제만 있으면 곧 시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버두치 기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 옮기는 내년 디비전 조정이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휴스턴이 아메리칸리그로 이사를 감에 따라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는 모두 15개 팀 씩 홀 수 팀이 됐다. 즉 정규 시즌 개막전부터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늘 인터리그 경기가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같은 디비전에 속한 팀이라도 상대하는 팀과 경기 수는 모두 제각각이다.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는 아메리칸리그 팀을 상대로는 탬파베이 레이스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고도 내셔널리그 팀과의 전적에서 밀려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쳤다.
즉 보다 공정하게 하기 위해선 양대리그가 같은 룰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메리칸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없애는 건 어떨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아메리칸리그의 지명타자 제도는 선수 수명을 늘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선수노조가 스스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줄이는 일은 하지 않을 게 확실하다.
지명 타자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1972년 처음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돼 이미 40년이 됐다. 야구 팬 가운데 상당수는 지명타자 제도를 '야구의 진정한 재미를 없앤 개악'으로 보지 않는다. 이제는 지명타자 제도도 나름대로 연륜이 쌓이며 야구 전통의 일부가 됐다. 팬들의 거부감도 과거와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 당사자인 내셔널리그 팀들도 점차 지명타자 제도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하고 있다. 지명타자 제도가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하는 데 좋은 미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 중 최대어인 알버트 푸홀스와 프린스 필더가 모두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 팀으로 옮긴 것도 지명타자 제도 덕분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나중에 수비가 안될 경우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고 선수 입장에서도 나이가 들면 지명타자 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투수 입장에서도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내셔널리그는 부상 위험이 크게 마련이다. 잘 나가던 뉴욕 양키스 투수 왕첸밍이 베이스러닝 도중 발바닥 근육이 파열된 뒤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졌고 최근에는 A.J. 버넷이 번트 훈련을 하다 눈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결국 스타플레이어가 입단을 꺼리는 리그는 열등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서서히 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내셔널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우선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지형적으로 가까운 팀끼리 한데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다 많은 지역 라이벌전이 벌어지고 선수들이나 구단이나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면 구단 돈벌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연 내셔널리그가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알링턴=김홍식 특파원 di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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