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세계 최고의 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들이 즐비하고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오간다. 화끈한 공격 축구가 많아 마치 잉글랜드 국가대표도 그럴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든다.
하지만, 잉글랜드 대표팀의 기록을 살펴보면 신통치 않다. 월드컵에서는 자국에서 열린 1966년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이다. 가장 최근 좋은 성적이라고 해봐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4강이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더 초라하다. 1968년, 1996년 두 차례 4강 외에는 매번 8강과 조별리그에서 쓴맛을 봤다. 늘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딱 한 번 우승 경력이 있는 네덜란드와 비슷하다.
유로 2012를 준비하면서도 잉글랜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존 테리를 두고 잉글랜드 축구협회(FA)와 대립하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회가 40여 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령탑 부재는 잉글랜드에 위기였다. 성적을 제대로 내겠느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수많은 감독 후보가 나왔고 FA는 로이 호지슨을 선택했다. 호지슨은 스위스,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풀럼, 웨스트브롬위치 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중위권 전담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스타군단 잉글랜드 대표팀을 조율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이어졌다. 2010~2011 시즌 정상권팀인 리버풀을 맡았지만 중도에 해임되며 스타플레이어들을 조율할 수 없다는 한계를 드러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수많은 문제가 따라다녔다.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의 공존부터 악동 웨인 루니에 대한 공격 의존 심화 등 드러난 약점들이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램파드를 비롯해 게리 케이힐 등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루니는 지역 예선 최종전에서 불필요한 행동으로 본선 1, 2차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단골 수비수인 리오 퍼디난드의 선발을 놓고 논란이 계속됐고 차출하지 않으면서 시끄러움은 계속됐다.
그러나 호지슨 감독은 팀플레이를 잉글랜드에 이식했다. 개인에 의존하지 않는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잉글랜드를 단단하게 조직했다. 이번 유로 2012 예선 1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는 공격 주도권을 내줬지만 완벽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면서 줄리온 레스콧의 한 골로 1-1로 비겼다.
16일 스웨덴과의 2차전은 잉글랜드의 힘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스웨덴과는 지난해 A매치에서 1-0으로 이길 때까지 43년간 무승 징크스에 시달렸던 천적과 같은 팀이다. 스웨덴이 1차전서 우크라이나에 패해 잉글랜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컸다.
루니의 공백을 메워내기 위한 호지슨의 선택은 장신 공격수 엔디 캐롤과 젊은피 대니 웰벡 투입이었다. 이미 호지슨은 둘의 활용을 예고했다. 절묘하게도 이들은 한 골씩 뽑아내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팀을 앞세운 결과였다.
1승1무가 된 잉글랜드는 우크라이나와 3차전 전망이 더 밝다. 루니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른다. 호지슨은 루니의 기용을 예고하면서도 "캐롤과 웰벡이 괜찮은 활약을 해서 고민스럽다"라고 루니 의존증을 덜어내면서 기존 자원을 배려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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