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필기자] "(각급 대표팀에) 상근하는 팀 닥터가 있어야 한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냈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했다.
이 교수는 22일 오전 서울대학교 사범교육협력센터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개최 10주년 기념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서 우수 선수의 지속적 양성을 위해 대한축구협회가 기술 분야와 함께 의무 분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2002월드컵과 지난 10년의 성과'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 교수는 한국 4강 진출의 성과로 ▲준비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감독의 경험과 역량이 성공을 이끌며 ▲선수, 지도자, 팬의 시선을 세계로 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월드컵 이후 축구 환경이 서서히 체계가 잡혀가는 것에 대해 놀라워하며 "2002년 당시 아시아축구연맹(AFC) P급 라이센스 지도자는 한 명도 없었지만 현재는 42명이나 된다"라며 전문 지도자 육성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수도 1만7천408명에서 2만4천23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축구센터나 축구공원 등도 많이 늘었다고 밝힌 이 교수는 "시설이 업그레이드됐지만 대부분이 인조잔디다. 천연 잔디 구장이 더 많아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해외 진출 선수도 많아졌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가 축구협회 공식 이적동의서 발급을 통해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현황을 살펴본 결과 총 138명이 해외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의 경우 24명으로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가 4명씩이며 러시아(3명), 스코틀랜드(2명), 스위스,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스페인(이상 1명) 순이었다. 남미는 2명으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각각 1명씩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J리그에 15명, J2리그에 26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타 국가 중에는 인도네시아가 20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18명), 싱가포르(12명), 중국(9명), 호주, 인도(이상 3명), 카타르(2명), 사우디아라비아, 미얀마, 네팔(이상 1명) 순이었다.
축구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여러 각도의 정책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축구의 가치 향상 ▲연구개발 ▲우수선수 육성 ▲아카데미 활성화 ▲저변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학교 체육의 활성화에 축구가 친숙하게 이용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전국 교육대학에 지도자 자격 프로그램을 운영해 남자는 물론 축구를 잘 모르는 여자 선생님들도 편하게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자투리 토지를 활용해 작은 그라운드를 구축, 2대2나 3대3 등 소규모 축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가 추진중인 8대8 축구를 통해 패싱력을 높이는 축구로의 전환과 비슷한 이야기다.
축구협회의 전체 예산에서 10%를 기술 연구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특히 2001년 히딩크 감독과 첫 훈련시 팀 닥터가 왜 없느냐는 질문에 얼버무렸던 에피소드를 전하며 각급 연령 대표팀을 아우르는 상근 팀 닥터를 배치해 선수들의 부상 관리 등에 힘써 우수 선수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유소년 축구 육성을 위해 8대8 축구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서울대 신종호 교수의 축구 영재 개념 탐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 존 아이가의 유소년 선수 피지컬 연구의 중요성 등이 발표됐다. 특히 아이가 교수는 선수들의 골격 발달에 따라 훈련에 조금씩 차이를 두고 해야 지속적인 선수 육성이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조영증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장과 리춘만 중국 베이징 체육대학 교수, 하기와라 타케히사 일본 츠쿠바대학 명예교수가 각각 한, 중, 일 축구 선수 재능 발굴과 육성을 위한 제언을 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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