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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서재응, 승리 날아갔는데도 웃은 이유


[한상숙기자] 2-1로 앞선 9회초 수비, 2사에 주자는 없었다. 아웃카운트 1개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KIA 선발투수 서재응은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후배 투수 홍성민의 마무리 솜씨를 지켜봤다. 그 때 타석에 있던 두산 오재일이 때린 공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 담장을 향했다. 공의 궤적을 따라가던 서재응의 눈빛에 허탈한 미소가 번졌다. 홈런이었다. 2-2 동점.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2-2로 끝났다.

서재응은 18일 광주 두산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최고의 피칭을 했다. 투구수는 단 74개.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주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2-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투수가 눈앞에 와 있었다.

8회 손영민이 1실점했지만, 남은 1점만 지키면 서재응은 시즌 8승째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재응은 아웃카운트 1개 때문에 눈앞까지 다가왔던 8승을 허무하게 날렸다.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인 서재응이다. 더구나 최근 3경기에서는 매 경기 7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도 90구를 넘지 않았을 정도로 효과적인 피칭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6일 광주 SK전 이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할 때도 있었고, 불펜진의 난조로 승리를 날린 기억도 있다. 서재응은 "어쩔 수 없다. 다른 선수들도 잘하고 싶지만 안 되는 것 아닌가. 못 치고 싶은 타자는 없다"면서 동료의 부진을 감쌌다.

그의 목표를 생각하면 이런 마음 씀씀이를 나타내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서재응의 목표는 올해도 10승이다. 초반 욕심냈던 15승에서 현실적인 수치로 조정했다. 그런데 지난해(8승 9패)에 이어 올해도 '10승'은 멀게만 느껴진다. 2008년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뛰어난 평균자책점 기록인 2.82를 기록하면서도 좀처럼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으니 아쉬움이 클 법도 하다.

홍성민이 9회 동점홈런을 맞는 순간, 서재응은 인상을 찡그리지 않았다. 한숨을 쉬며 덕아웃을 빠져나가지도 않았다. 서재응은 "날아간 승리는 어쩔 수 없다. 인상 쓴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만약 내 성적 때문에 기분 나쁜 기색을 드러내면, 중간 투수들이나 타자들이 더 부담을 느낄 것이다"면서 책임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늘 그렇듯 씩씩한 서재응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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