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 명은 상대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고, 다른 한 명은 팀을 구해내는 한 방을 터뜨렸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와 SK 와이번스 조인성, 양 팀 안방마님의 명암이 엇갈렷다. 강민호는 공수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고 조인성은 그 반대였다. 그리고 그 차이는 고스란히 경기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SK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3으로 역전 승리를 거두고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먼저 3점을 내줬지만 조인성의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저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어버렸다.
초반 분위기는 완전히 롯데 쪽이었다. 2회초 연속 4안타로 3점을 먼저 얻은 것. 그러나 계속되는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1~2점만 더 달아났어도 SK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었지만 믿었던 강민호가 침묵했다. 1회초 2사 만루에서도 삼진을 당했던 강민호는 두 번 연속 득점 찬스를 날려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강민호는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3-4로 역전을 허용한 다음인 5회말 2사 1,3루. 1루 주자 최정이 2루 도루를 감행하자 강민호는 2루로 강하고 정확하게 공을 뿌렸다. 문제는 2루 베이스에 공을 받아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공은 중견수 앞으로 흘렀고, 그 사이 3루 주자 박재상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베이스커버를 들어오지 않은 롯데 내야수의 잘못이 컸지만 엄연히 강민호의 송구 실책이었다. 3-5까지 스코어가 벌어지자 롯데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조인성은 롯데 쪽으로 기울어진 분위기를 SK로 가져오는 천금의 적시타를 터뜨렸다. 3점을 내준 뒤 맞은 2회말 공격. 1사 2,3루의 찬스를 잡자 이만수 감독은 선발 포수 정상호 타석에서 조인성을 대타로 타석에 세웠다. 조인성은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스코어는 2-3. 경기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한 한 방이었다.
조인성은 이후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투수진과 호흡을 잘 맞추며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조인성이 안방을 지킨 3회부터 SK는 롯데를 상대로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채 6-3 승리를 완성했다. 강민호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드는 조인성의 빛나는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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