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숙기자] 이제 '박병호의 아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해진 아나운서 출신 이지윤(30) 씨. 이 씨는 지난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박병호는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며 아내 이 씨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이 씨는 무대에 오른 남편을 바라보며 눈물을 훔쳤다. 지나간 고민과 기쁨의 순간들이 한꺼번에 스쳤다. 이 씨는 "실제로 보니 울컥하는 느낌이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박병호의 이번 겨울은 어느 때보다 바빴다. 홈런(31개)과 타점(105개), 장타율(5할6푼1) 등 타격 3개 부문 1위에 오르며 시즌 MVP로 선정됐다. 그리고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김태균(한화)을 제치고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안았다. 이 씨는 "시즌 때까지만 해도 홈런왕만 기대했었다. MVP는 예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생각할수록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수상자가 호명되기 전, 이 씨는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다른 상을 많이 받았지만, 골든글러브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상이니까. 평소에도 많이 받고 싶어했다." "떨리느냐"는 아내의 말에 "떨린다"고 솔직히 고백한 박병호는 곧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랐다.
이 씨는 자리에 앉아 남편의 수상을 축하했다. "혹시 못 받아도 기분 좋게 박수를 보내자"는 마음으로 나선 길. 이 씨는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에 가슴이 벅찼다.
여기에 골든글러브 무대가 그의 마음을 더 설레게 했다. KBS N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이 씨는 박병호와의 결혼을 앞두고 지난 2010년 말 퇴사했다. 이 씨는 당시 골든글러브 시상식 사회자로 예정돼 있었으나 퇴사하는 바람에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 씨는 "남편에게 골든글러브 행사장에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나운서가 아닌 선수의 아내로 참석하게 됐는데, 이렇게 남편이 상까지 받았다"며 기뻐했다.
화려한 무대를 뒤로하고 국내 최고 타자의 아내가 됐다. 이 씨는 "조금 더 준비하고, 노력해서 지금보다 더 훌륭한 야구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남편을 응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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