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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결산]흥행 이끈 해외복귀파, '타자 웃고 투수 울고'


[정명의기자]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한 올 시즌 프로야구의 인기에는 해외 무대에서 복귀한 특급 스타들의 존재가 큰 몫을 해냈다. 박찬호(전 한화, 은퇴), 이승엽(삼성), 김병현(넥센), 김태균(한화)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선수들이 국내 무대로 집결한 것이다.

이들 네 선수는 공교롭게도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뛰다 올 시즌 국내로 복귀했다. 박찬호는 '특별법'까지 동원돼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코리안특급의 귀환을 알렸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친정팀이었던 삼성과 한화로 돌아왔고, 김병현은 해외파 특별지명의 효력으로 넥센에서 뛰었다.

이른바 '빅4'의 복귀는 연초 터진 경기조작 사건의 여파로 자칫 차질을 빚을 수도 있었던 프로야구의 흥행과 인기에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해냈다. 오히려 악재를 뛰어넘는 호재로 작용하며 개막 전부터 프로야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부터 네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팬들의 관심이 몰렸다. 투수인 박찬호와 김병현의 경우 등판 일정 자체에, 타자인 이승엽과 김태균의 경우 연습경기 성적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그 결과 박찬호와 김태균을 한꺼번에 영입한 한화는 단숨에 인기구단으로 발돋움했고, 넥센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숱한 뉴스거리를 만들어냈던 이들은 시즌 성적과 함께 희비가 엇갈렸다. 크게 보면 타자들은 웃었고, 투수들은 그렇지 못했다. 타자인 이승엽과 김태균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뒀지만, 투수인 박찬호와 김병현은 기대했던 만큼의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먼저 이승엽은 타율 3할7리 21홈런(5위) 85타점(3위)을 기록하며 삼성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공로를 인정받은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MVP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며 잊을 수 없는 복귀 첫 시즌을 보냈다.

김태균 역시 시즌 내내 '꿈의 타율'인 4할 타율 언저리를 유지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소속팀 한화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김태균은 타율 3할6푼3리의 성적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출루율(0.474) 1위도 차지하며 타격 부문 2관왕을 차지했다.

박찬호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 등판이던 4월12일 두산을 상대로 6.1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8월까지 매월 승리를 따내며 부실한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그러나 나이를 실감하듯 허리, 팔꿈치 부상이 겹쳤다. 결국 박찬호는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의 성적에 그쳤다.

그동안의 오랜 실전 공백으로 5월이 되어서야 1군 무대를 밟은 김병현도 좌타자와의 승부와 주자 견제 능력에 약점을 보이며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다. 6월20일 두산전에서 국내 첫 승을 신고하긴 했지만 3승8패 평균자책점 5.66이라는 올 시즌 성적이 보여주듯 김병현의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복귀는 성적을 떠나 한국 프로야구에 큰 선물이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빅스타들의 복귀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넘어섰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관중석이 가득 들어찼고, 김병현이 돌아온 넥센의 홈 목동구장에도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관중이 늘었다.

다양한 빅매치가 파생된 것도 이들의 복귀로 얻게 된 효과였다. 지난해까지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찬호와 이승엽은 적으로 돌아서 진검승부를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비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박찬호와 김병현이 펼치는 '전직 메이저리거 선발 맞대결'도 큰 관심을 모았다. 김태균과 이승엽의 홈런 대결도 마찬가지. 이 밖에도 국내 스타들 누구든 이들과 맞붙는다면 그 자체로 좋은 볼거리가 됐다.

스타의 가치는 성적만으로는 산출할 수 없다. 박찬호와 이승엽, 김병현, 김태균의 복귀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이들이 해외 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는 것도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아쉽게도 박찬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이승엽, 김병현, 김태균이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습도 내년 시즌이면 '익숙해진' 풍경이 될 수 있다. 이제는 또 다른 스타가 등장해 프로야구의 성장 동력이 될 때다. 빅스타 4인방의 국내 복귀는 올 시즌 흥행을 이끌었던 것과 동시에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숙제도 함께 남겼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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