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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코칭스태프, '라면의 유혹' 알고도 모르는 척


[이성필기자] 시즌을 앞두고 팀 전력의 틀을 잡아가는 해외 전지훈련은 단조로움과 지루함의 연속이다. 반복되는 훈련에 선수들은 지치기 다반사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13일째 훈련 중인 포항 스틸러스의 경우도 그렇다. 선수들의 신체 사이클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소위 한계를 넘기기 직전의 고통스러움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고향의 맛'이다. 한국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보약이다. 선수들도 한국 음식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있다. 막내 문규현, 문창진 등은 "삼겹살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장면이 너무나 그립다"라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일부 선수들은 즉석밥과 라면을 챙겨와 아쉬운 입맛을 달래고 있다. 터키행 비행기를 탈 때 수하물 무게를 줄여달라는 지원스태프의 부탁에 많이 가져오지 못해 코칭스태프 몰래 아껴 먹는 중이다.

요령이 있는 선수들은 안탈리아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국제 배송 서비스를 통해 먹거리 등 각종 생필품을 공수했다. 열흘이나 걸렸지만 무사히 도착한 것에 감사하게 생각했다. 일부 선수들의 택배는 통관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돼지고기가 발견돼 이를 빼고 어렵게 받기도 했다.

즉석밥이야 별 문제는 안 되지만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의 경우 매일같이 훈련하는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만들 수 있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라면의 유혹에 자주 빠지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쓰고 있다.

해외 전지훈련 전문가인 황선홍 감독, 강철 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이런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눈치 백단 황 감독은 "한 번은 식사시간에 선수들 테이블을 쭉 둘러봤는데 즉석밥을 놓고 먹더라. 그래서 자주 먹지 말라고 자제시켰다"라고 전했다. 낮선 환경의 적응도 전지훈련의 일부가 된다. 현지식에 적응하는 것도 프로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다.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 번 더 확인하면서 (라면 등을 먹다) 걸리면 벌금이다는 말을 전했다. 물론 다시 검색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프로라면 몸 관리는 스스로 해야 하는 만큼 먹을거리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마침, 포항 선수단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모기업 포스코의 이스탄불 지사에서 한인식당에서 구매한 김치를 보내온 것이다. 선수들이 양껏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30㎏에 불과하지만 고향의 맛이 그리운 참에 어둠 속 한 줄기 빛이나 다름없다. 오랜만의 김치를 입에 넣은 선수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더 좋은 소식은 훈련 종료까지 세 끼 내내 소량이지만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 하나로 식사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해진 포항의 전훈 풍경이다.

조이뉴스24 /안탈리아(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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