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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현 "이젠 아르헨티나가 아닌 대구의 기대주"


[이성필기자] 2011년 3월 27일 울산문수경기장, 수비형 미드필더 김귀현(23, 대구FC)의 그날은 특별했다.

2008년 아르헨티나 명문 벨레스 사르스필드와 프로 계약, 2009년 2군 주장, 2010년 1군 승격 등으로 치장된 김귀현의 프로필은 2012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던 홍명보호에도 큰 관심이었다.

결국, 김귀현은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림픽대표팀에 입성했고 중국과의 평가전을 뛰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김귀현은 몸을 던지며 51분을 소화했다. 청각 장애가 있던 어머니 박영덕(61)씨와 폐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아버지 김직(71)씨 앞에서 처음으로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올림픽 본선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당시의 51분은 김귀현의 인생을 뒤바꿨다. 벨레스 사르스필드가 김귀현의 성장 가능성을 극찬하며 책정한 최소이적료(바이아웃) 500만 유로(약 70억원)을 지혜롭게 풀어내며 대구FC로 입성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온갖 화제를 뒤로하고 김귀현은 대구의 전지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리그 클래식 경험이 없는 그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가족처럼 모든 구성원을 묶는 대구의 팀 분위기가 한 몫 했다.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김귀현은 "다 친해졌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빨리 녹아들 수 있었다"라고 웃었다.

벨레스 사르스필드라는 배경을 포기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특급 유망주라는 타이틀은 그가 언제든 더 큰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그의 K리그행을 만류하는 등 마음을 흔들었다.

그러나 김귀현은 뛰고 싶었다. 벨레스 사르스필드는 멤버가 워낙 좋아 김귀현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2군과 청소년의 에이스라도 뛸 곳이 없으면 소용이 없는 법, 김귀현은 고국에서 활약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K리그행을)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부모님 곁에 있으니 다행스럽다는 말을 하는 분들도 많았다"라며 "앞으로 부모님이 내 경기를 볼 생각을 하니 너무나 설레고 기분이 좋다"라고 웃었다.

물론 그가 경기를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래도 그는 행복하단다. 올 시즌 목표도 경기에 많이 나서는 것이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 입단을 결심한 뒤 대구의 경기 동영상을 모두 수집해 눈에 넣었다.

김귀현은 "감독님이 부담 갖지 말고 열심히 뛰라고 말해주셨다. 성실한 선수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라며 "나 역시도 개인보다는 팀의 목표에 함깨하겠다. 좋은 성적을 내야지 둘다 기분이 좋을 것 아니냐"라며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이 후회가 되지 않도록 죽을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비겠다고 전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한 경기를 뛰었던 것도 그에게는 큰 자산이다. "스쳐갔죠"라며 농담을 던진 김귀현은 "내게는 큰 영광이었다. 태극마크를 언제 달아보겠느냐. 소중한 추억이었고 그런 것들이 지금의 내게는 큰 힘이 됐다"라고 마음속으로 담을 열정을 이제는 K리그 그라운드에서 풀어내겠다고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안탈리아(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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