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상암벌서 뜨거운 귀환…5만 관객 '떼창' 진풍경(종합)

[이미영기자] 가수 싸이의 뜨거운 귀환이었다. '홈그라운드'로 돌아온 싸이는 목청껏 노래했고, 5만여 관객들과 뜨겁게 교감했다. 싸이와 관객들의 즐거운 축제이자 흥겨운 잔치였다.

싸이가 주문한 흰색 드레스코드를 맞춰입은 관객들과 흰색 야광봉으로 공연장은 하얀 물결을 이뤘다. 이제 공개된 지 하루밖에 안 된 '젠틀맨'이 울려퍼지자 5만여 관객들은 '떼창'으로 노래를 따라불렀고, '강남스타일'의 '말춤'으로 대동단결했다. 싸이가 말한 대로 '전세계가 놀랄 만한 그림'이 연출됐다.

가수 싸이가 13일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해프닝' 공연으로 5만여 관객들과 직접 만났다.

'국제가수' 싸이의 위상을 자랑하듯 공연장 규모부터 압도했다. 월드컵 경기장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대형 메인 무대와 ㅅ자 돌출 무대가 공연장을 꽉 채웠고, 5만여 명의 관객들이 운동장과 1, 2층 관객석까지 가득 메웠다. 싸이의 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헬리콥터가 경기장 위를 날아다니기도 했다. 이윽고 신곡 '젠틀맨'의 노래가 스크린을 타고 울려 퍼졌고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놀 준비를 마쳤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상암벌, 공연을 알리는 불꽃이 터지면서 싸이는 '라잇 나우(Right Now)'를 시작으로 '연예인' '예술이야' 등을 부르며 뜨거운 무대로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싸이는 "진짜 사람이 많다. 분위기가 진짜 끝내준다"고 감탄하며 "다들 첫 무대를 왜 한국에서 하는 지 궁금했다. 한국 사람이잖아요"라고 말해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싸이는 "올해로 데뷔 13년째를 맞은 가수, 6년 만에 민간인이 된 가수, 12년 만에 맞이한 전성기를 이어보려 비겁하게 홈그라운드로 돌아온 가수 싸이입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싸이는 'YG 막내' 이하이와 함께 '어땠을까'로 노래를 이어갔다. 히트곡 '새'를 부르자 '나 완전히 새됐어'라고 따라부르는 관객들의 노래가 경기장에 가득 울려퍼졌다. 이어 '오늘밤새' '내눈에는' '나 이런 사람이야' 등으로 화끈한 무대를 연이어 선사했다. 한껏 달아오른 무대에 게스트로 등장한 2NE1이 '내가 제일 잘 나가'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다시 무대에 등장한 싸이는 "전세계에 많은 분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외국에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강남스타일'밖에 없다. 이 친구가 곡을 쓰는지, 느린 노래를 할 줄 아는지 모르는게 너무 많다. 제 지난 앨범에서 작품자로서 노래를 만들고 했다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다"고 진솔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싸이는 "외국에서는 저를 코미디언으로 아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든 저는 제 할 일을 할 뿐이다. 한국 팬들도 제 진가를 알아주는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외국에서도 10년 뒤면 제 진가를 알아봐줄 것"이라고 털어놔 관객들에게 격려를 받았다. 싸이는 차분하게 발라드곡 '설레인다'로 감성 무대를 선사했고, "이 노래를 관객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싸이 콘서트의 특별한 재미인 여가수 패러디와 이벤트 무대도 빠질 수 없었다.

싸이는 비욘세의 '싱글레이디'를 패러디, 빨간 수영복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섹시한 듯 하면서도 코믹한 무대를 선사하며 한껏 웃음을 자아냈다. '낙원' 무대에서 싸이는 와이어끈에 의지한 채 월드컵경기장 상공을 날며 5만여 관객들과 눈을 마주했다. 관객들과 싸이는 '여기가 천국인거야'를 '여기가 한국인거야'로 바꿔부르며 노래했고, 싸이는 상공에서 관객의 함성을 느꼈다.

싸이는 "이번 공연과 신곡을 준비하면서 나는 복 받은 사람이다고 느꼈다. 가장 뿌듯했던 건 흥망성쇠를 떠나서 가수의 신곡이 나온다고 할 때 온 나라가 관심을 가져준 것"이라며 "'젠틀맨'이 혹평과 호평 속에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이 곳 공중에서 여러분의 함성을 듣고 있기 때문에 망해도 상관없다. 오늘 무대가 끝나면 다시 외로운 도전을 할텐데 오늘 여러분들의 함성을 기억하면서 저답게 씩씩하게 해보겠다"고 고백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싸이는 촉촉해진 눈빛으로 진심을 다해 '거위의 꿈' 노래를 불렀다.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라는 가사가 새로운 도전을 앞둔 싸이의 벅찬 감정과 교차했고,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싸이를 응원했다. 감격에 겨운 싸이는 끝내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감격에 벅차 노래를 잇지 못하는 싸이에게 관객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싸이를 응원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신곡 '젠틀맨'과 '강남스타일'이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뮤직비디오가 첫 공개됐다. 싸이와 함께한 '무한도전' 멤버들과 가인의 코믹 연기가 웃음을 자아냈고 브아걸의 '시건방춤'을 응용한 엉덩이 댄스가 흥겨움을 자아냈다. 이어 '젠틀맨' 무대를 처음으로 선보인 싸이는 "여러분에게 어떻게 들려졌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활동할 때 '강남스타일'처럼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싸이를 국제가수로 만들어준 세계적인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장식했다. 5만여 관객들은 '강남스타일'을 떼창하고 '말춤'을 다함께 추면서 뜨거운 밤을 마무리 했다.

이날 싸이의 공연 곳곳에는 '국제가수'로 업그레이드 된 싸이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거대해진 공연 스케일 뿐만 아니라 국내 매체와 외신 등 500여 취재진이 몰려 싸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연 서너 시간 전부터 상암 경기장 주변에는 각종 이벤트 부스들이 마련돼 공연 이외의 볼거리와 재미로 축제 분위기를 더했으며, 싸이의 인기를 반영하듯 암표상들도 곳곳에 보였다.

공연에는 가족 단위의 관객과 중년 층의 관객, 외국인 관객 등도 상당수 참석, 세대와 국경을 넘어 사랑받는 싸이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싸이의 공연은 엠넷과 동영상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 되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