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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신혼여행은 쿠바, 주례-축가 無"(일문일답)


국내 첫 동성 결혼식 올리는

[정명화기자] 오는 9월7일 국내 첫 동성 결혼식을 올리는 김조광수 감독이 결혼에 대한 계획과 의미를 밝혔다.

국내 첫 커밍아웃 영화 연출가이자 제작인 김조광수 감독이 동성연인과의 결혼을 발표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15일 오후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열린 김조광수 감독 결혼 기자회견에는 김조광수 감독과 19살 연하의 약혼자 김승환씨가 참석했다.

영화사 레인보우프로젝트의 대표로 재직 중인 김조광수의 감독의 피앙세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 얼굴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양가 부모님의 허락 하에 결혼에 이르게 됐으며 결혼식 축의금은 무지개(LGBT)센터를 건립에 쓸 예정이다.

결혼식은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하나의 축제의 형태로 진행되며 공연, 영화상영, 전시회, 토크쇼, 세미나, 뮤지컬, 각종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날 약혼자를 처음 공개한 김조광수 감독은 "오는 9월7일 공개적인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며 "축의금은 무지개 센터 건립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우리 결혼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합법이 아닐 뿐"이라며 "동성 결혼을 합법화 하기 위한 싸움을 동시에 벌여 입법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처음 정체성을 깨달은 것은 15살 때다. 이후 내 정체성을 인정하기 까지 15년이 걸렷다. 게이로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단지 성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자녀 입양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나이도 있고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입양 계획은 없다"며 "천주교 신자지만 천주교도 하루빨리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 기독교 몇몇 종파에서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다. 기독교 전체가 동성애를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자 김 감독은 "이성애자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너무 사랑해 싸우고 다퉜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동성연인 김승환씨의 결혼식은 오는 9월7일 공개 예식으로 진행되며 장소 및 시간은 미정이다.

이하 인터뷰 일문일답

-신혼여행 및 신접살림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신혼집은 서대문 근처가 될 것 같다. 신혼여행은 쿠바로 갈 생각이다.80년대 운동권 출신이다보니 쿠바에 대한 로망이 있다. 그리고 동성애가 합법적으로 인정된 국가이기도 하고. 여행지로서의 순수함이 남아있어서 힐링을 하고 올 생각이다."

-기자회견 끝내고 나서 기분은 어떤가.

"아무래도 일반인이다 보니 많이 떨리고 긴장됐다.다행히 실수는 안했다고 해서 안도하고 있다."

-9년의 연애 기간 동안 위기는 없었나?

"결별을 해본적은 없지만 헤어져야 되나 고민한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성격이 잘 맞아 잘 안싸우는 편이다. 싸워도 대화로 풀고. 기본적으로 하루에 30분에서 한시간은 대화를 하면서 많이 해소하고 있다."

-19살이라는 나이차를 실감하거나 세대차를 느끼지는 않는지.

"김조광수 감독의 머리를 염색해 줄때 실감한다(웃음). 사실 (김승환이) 복고 취향이라 세대차는 못 느낀다. 음악이나 배우도 클래식한 걸 좋아하고. 그래서 대화가 단절되는 느낌은 없다. 내가 가끔 나이를 속인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할 정도다."

-결혼식 복장은 정해졌나?

"사실 누가 드레스고 누가 턱시도를 입냐고 많이 묻는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인 성역할에 따른 복장은 하지 않을거다. 둘 다 턱시도를 입고 등장했다가 둘 다 드레스로 갈아입을 거다. 지금 드레스를 뭘 입을지 고민 중이다. 드레스는 국산 드레스로 선택해 입을 생각이다."

-결혼을 통한 기대감이 있나?

"물론이다. 결혼을 통해 다음 단계로 가고 싶다. 성소수자도 당연히 그런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동성애자들도 저런거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매체들이 우호적인 것 같아 다행이다. 댓글은 엉망이지만. 결혼식이라는 공연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럼 주례나 사회는 없나?

"이성애자들과의 결혼식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혼선언은 하겠지만 주례나 축가는 없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같은 공연으로 결혼식을 꾸밀 예정이다."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가장 큰 지지를 보내준 사람은 누구인가?

"우리 둘 서로가 가장 큰 지지자다. 가족과 친구들의 지지가 있기에 공격도 두렵지 않다. 무엇보다 파트너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거다."

-후폭풍에 대한 부담은 없나?

"비난이나 후폭풍에 게의지 않는다. 그들이 안타깝다. 스스로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행복하고 예쁘게 살고 싶은 것이 본능인데,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가."

-양가 부모님의 허락은 언제 받았나?

"완전한 허락이 떨어진 것은 3개월 전이다. 그 전에는 허락은 하셨지만 비공개로 조촐하게 식을 치렀으면 한다고 하셨다. 계속해서 왜 우리가 공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설득했다.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말에 부모님도 동의하셨다. 다행이 부모님 모두 대화가 되는 분들이셨다."

-이번 결혼을 통해 다른 성소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커밍아웃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커밍아웃은 대단한 용기가 없어도 된다. 내가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드러내고 살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냈으면 한다. 가드러내면 주변인들과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것은 솔직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나 또한 숨어살던 시절이 있었기에 그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걸 안다. 지금 난 행복한 척이 아니라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 영화 감독과 수입사 대표로서의 계획은?

"얼마전에 '하룻밤'이라는 영화의 촬영을 마쳤다. 수입이나 제작을 계속해서 해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우리의 결혼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계획이다. 오늘 기자회견도 촬영을 했고 앞으로의 준비과정이나 결혼식을 엮어 다큐로 만들겠다. 그리고 조선시대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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