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설경구 "이준익, 속 문드러져도 웃으며 연출"

[권혜림기자] 배우 설경구가 영화 '소원'에서 성폭력 피해 아동의 아버지 역을 맡아 연기한 소감을 알렸다.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소원'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극 중 설경구는 아역 배우 이레가 연기한 소녀 소원의 아버지 역을 맡았다. 영화의 소재는 아동 성폭력이지만 영화가 말하는 것은 희망에 가깝다. 설경구는 "민감한 소재긴 한데, 아동 성폭행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주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준익 감독님이 하라는대로 했다. 촬영하다 보니 눈물이 많으시더라"며 "울면서 웃으신다. 속은 문드러지는데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하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저희는 원래 일상으로 돌아오려 하는 가족이었다. 그게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준비하며 실제 성폭력 피해자의 아버지를 만나봤다는 그는 "그 아버지의 이야기가 크게 와 닿았다"며 "제가 이 영화로 메시지를 주겠다는 생각보다 열심히 한 신 한 신 했다"고 돌이켰다.

"개인의 평범한 일상이 정말 큰 소원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는 설경구는 "소원이를 통해한 시간 한 시간 흩어지나가는 평범한 일상도 정말 소중한 1분, 1초, 하루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답을 마무리했다.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 소원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등 전작들로 세상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줬던 이준익 감독의 컴백작이다. 배우 설경구와 엄지원이 소원의 부모로, 아역 배우 이레가 소원으로 분했다. 김해숙·김상호·라미란 등 충무로를 종횡무진해 온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는 10월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