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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영표, 그를 넘어설 후배가 나올까?


실력, 품성 등 모든 것을 갖춘 이 시대 최고의 선수

[이성필기자] '철인' 이영표(36,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23일 쿨하게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멈춰야 할 때가 언제인지 그 스스로 판단해 내린 결정이었다. 오는 28일 콜로라도와 현역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이영표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제 내 경력을 마무리해야 할 적기라고 본다"라며 아직 더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음에도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안양 LG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그는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밴쿠버 화이트캡스(캐나다) 등 총 6개팀에서 활동했다.

프로에서 그가 남긴 기록은 화려함 그 자체다. 2000년 입단 첫 해 고향 연고팀 안양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한 직후 에인트호번으로 이적해 2004~200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을 경험하는 등 늘 정상을 위한 도전에 집중했다. 밴쿠버에서는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지난 시즌 33경기를 뛰었고 올해도 29경기에 나섰다. 대부분이 풀타임 출전이었다.

이영표는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월드컵을 세 차례(2002, 2006, 2010년)나 뛰는 등 A매치 127경기를 소화한 그는 박지성(PSV 에인트호번)과 함께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교본이었다.

프로 초기 붙은 '초롱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영리함을 갖춘 최고의 풀백이었다. 상대 수비가 짜증을 낼 정도로 악착같은 방어력과 절묘한 볼 가로채기를 보여줬다. 그를 상징하는 '헛다리 짚기'는 상대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의 부속물이었다. 이 외에도 중앙 미드필더, 중앙 수비도 소화하는 등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

그를 지도했던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영표는 이런저런 지시를 하지 않아도 상황을 잘 읽고 대처한다. 체력도 좋아서 경기가 끝나도 드러눕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플레이가 잘 되지 않으면 그 다음 경기에서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당연히 선발 명단에서 걱정하지 않고 '이영표'라고 적게 된다"라고 칭찬했다.

리더십도 뛰어났다. 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도 이영표는 늘 겸손하면서도 생각을 이야기해야 할 때는 하는 사람이었다. 경기 전술은 물론 생활 면에서도 후배들의 상담사나 다름 없었다. 후배들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찾는 이도 이영표였다.

선수 생활 이후 인생 설계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눈을 뜬 이영표는 스포츠 마케팅과 행정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단순히 해외 리그에서 축구만 한 것이 아니라 구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하나하나 파악하고 익혔다. 그가 한국 축구에 대해 종종 쓴소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선수로서 축구만 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영표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수많은 테스트가 있었지만 아직 확실한 적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려 10명 정도가 '제2의 이영표'가 되기 위해 가능성을 알리고 자신을 어필했지만 실제 이영표처럼 모든 것을 갖춘 풀백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조광래, 최강희 전임 대표팀 감독은 물론 현재 홍명보 감독까지 왼쪽 풀백 적임자 찾기는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이영표의 은퇴로 한국 축구는 또 한 명의 전설을 추억 속으로 보내게 됐다. 실력, 품성 등 모든 것을 갖춘 또 다른 이영표가 언제 탄생할 지, 시간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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