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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9년]2013 방송가 지형도, 신동엽 '날고' 강호동 '주춤'


신동엽, '올해 최고의 예능인' 설문조사 1위

[이미영기자] '국민MC' 유재석과 강호동의 양강 체제가 무너졌다.

2013년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이 펼쳐졌던 가운데 '변수'가 많았던 한 해였다. 기존 강세를 보였던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부진하고, 관찰 예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새로운 예능 스타도 많이 탄생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방송계를 호령하던 유재석과 강호동의 투톱 체제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조이뉴스24가 창간 9주년을 맞아 연예관계자 200명에게 '올해 최고의 예능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동엽이 43%(86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유재석은 30.5%(61표)를 얻어 '국민MC'의 존재감을 입증했으며,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친 김구라가 12.5(25표) 3위에 올랐다. 반면 강호동의 이름은 실종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3년 방송가 지형도를 살펴봤다.

◆신동엽, '19금 토크의 神'…제2의 전성기 찾았다

신동엽의 완벽한 부활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으로 양분됐던 예능계를 뒤흔들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고정으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해도 KBS2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 SBS '강심장'과 '동물농장' tvN 'SNL코리아' JTBC '마녀사냥' 채널A '웰컴투 돈월드' QTV '신동엽과 순위 정하는 여자들' 등에 이른다. 지상파 방송부터 케이블, 종편 등을 섭렵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동엽은 토크쇼 혹은 생방송 무대, 그 어디에서도 능수능란하다. '안녕하세요'에서는 센스 넘치는 애드리브로 웃음을 자아내고, 특유의 순발력으로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안정적인 진행과 노련함으로 현장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신동엽의 '19금' 진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19금 예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일명 '섹드립(야한 농담)'과 변태 연기는 신동엽만의 독보적인 영역. 시청자가 불쾌하지 않을 수위를 지키면서도 성적 농담을 능청스럽고 맛깔나게 소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SNL코리아'와 '마녀사냥'에서 신동엽은 그 특기를 마음껏 발휘한다. 'SNL코리아'가 날카로운 풍자를 잃었다는 지적에도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신동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콩트 연기에서의 '미친 연기력'과 '19금 필살기'로 수위 높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마녀사냥'이 히트할 수 있었던 것도 신동엽의 역할이 컸다. 아슬아슬한 에피소드를 풀어내고, 또 그 강약을 조절하는가 하면 '욕정 발라더' 성시경과 샘해밍턴에게서 '19금 토크'를 이끌어내고 있다.

10여개에 가까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효율적인 힘 분배를 하고 있지만 향후 이미지 소비가 빠를 수 있다는 것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2014년에도 신동엽의 전성시대는 계속될 수 있을까.

◆'국민MC' 유재석, 리얼 버라이어티 부진에도 건재

'국민MC' 유재석은 건재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총체적인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유독 예능 프로그램들과 MC들의 부침이 심했지만 유재석이 이끌고 있는 '무한도전'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들의 위기 속에서도 '무한도전'의 꾸준한 인기는 멤버들을 아우르는 그의 리더십과 성실성에 기인했다는 평이다. 방송관계자들은 여전히 유재석이 TV 예능 프로의 존폐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일밤'에 밀려 다소 주춤하면서 오랜 시간 지켜온 '1인자'의 입지는 다소 줄어들었다. 특유의 순발력과 편안한 진행, 게스트들을 아우르는 능력은 여전히 돋보인다.

◆김구라, '돌직구'로 예능 종횡무진

김구라는 신동엽과 더불어 2013년 예능계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tvN '현장토크쇼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 JTBC '썰전' tvN '퍼펙트 싱어' 등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1년 7개월 만에 MBC '세바퀴'의 MC로 복귀했다. 다소 힘이 빠진 '세바퀴'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 일주일 내내 쉴틈 없는 스케줄, 그만큼 그를 필요로 하는 예능이 많다는 이야기다.

김구라 특유의 거침없는 '돌직구 발언'과 솔직한 공감 토크로 시청자들을 후련하게 한다. '썰전'에서는 방대한 상식과 정보로 정치, 시사 토크까지 무리없이 소화한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치적인 발언들도 김구라의 색깔이 덧입혀지면서 웃음으로 승화될 때가 많다.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맞춤형 MC가 되어가면서 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택시'에서는 게스트를 배려하고 공감하는 토크로, '라디오스타'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프로그램의 색깔을 살리고 있다.

◆강호동, '아 옛날이여'…초라한 성적표

강호동은 유재석과 대한민국 예능계를 호령하던 '국민MC'였다.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독식했고 성적도 좋았다. 방송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신뢰감을 한 몸에 받았다. 수 년간 받아온 연말 시상식의 대상 트로피가 방송가에서의 그의 입지를 설명해주는 증거다.

그러나 방송 복귀 후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MBC '무릎팍도사'는 저조한 시청률로 끝내 문을 닫았고, 복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한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 역시 한자리수 시청률로 부진하고 있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 자리를 잡긴 했지만 강호동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아쉬운 성적이다.

강호동의 부진은 예능 트렌드의 변화와 맞물려있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강호동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진행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고, 토크쇼에서는 게스트를 쥐락펴락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그의 노련함이 필요했다. 리얼버라이어티와 토크쇼의 부진은 강호동에게도 악재였다.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강호동의 복귀를 '실패'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스타킹'에서 그의 진행 능력은 여전하고, '예체능'에서는 진정성 있는 땀과 노력으로 어필하고 있다. 강호동이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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