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비운을 간직한, 그러나 상대를 제압하는 야수같은 눈빛. 영화 '동창생'에서의 최승현은 '눈빛탑'이라는 별명처럼 스크린 안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누이동생을 살리기 위해 남파 공작원이 된 북한 소년 '리명훈'은 최승현이라는 배우를 통해 스크린에 살아났다.
전작 '포화속으로'로 영화에 데뷔해 두번째 영화에서 조금 더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준 최승현은 인기 아이돌 멤버라는 선입견을 떨치기에 충분한 좋은 배우의 재목이다. 영화 러닝타임의 90% 이상을 등장하는 최승현은 '동창생'의 얼굴이 돼 스크린을 종횡무진한다. 슬픈 소년의 느낌과 생존의 본능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남자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는 최승현의 얼굴은 '동창생'의 큰 수확이다.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최승현은 "왠지 모르겠지만 계속 화가 난다"며 "이유를 모르겠는 이런 분노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에게 혹독할 정도의 채찍을 가하는 완벽주의자인 그가 영화 속 최승현에게 느끼는 아쉬움이자 개봉을 앞둔 배우의 긴장, 평가를 기다리는 예민함 등등이 합쳐진 복합적인 감정인 듯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좋은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재미있게 찍은 액션 신을 비롯해 일단 영화가 완성돼 선을 보이기 된 점은 뿌듯하지만 영화 속 연기에 대해 여러가지 아쉬움은 있다고.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1년 이상 촬영을 지속하며 '소년 간첩'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이미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로 인해 사라졌다는 점이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소년간첩이난 소재가 굉장히 신선했는데, 다른 영화가 먼저 개봉하는 바람에 신선함이 없어졌죠. 그래서 북한에서 훈련받는 장면을 촬영한게 모두 편집됐어요. 고생해서 찍었는데 아쉽죠."

빅뱅 월드투어와 병행해 촬영하느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영화 '동창생'에 대해 최승현은 "노력한만큼만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실제로 영화의 액션 장면을 모두 대역없이 촬영하다 손등에 부상을 입기도 한 그의 손에는 지금은 아물었지만 흉터가 남아있었다.
리명훈이라는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촬영 이후에도 빠져나오는데 4개월 이상 걸렸다는 그는 "그 소년의 억울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사가 많지 않아서 눈이나 표정으로 감정을 말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침묵하고 있는게 괴로울때도 있어서 캐릭터의 감정에 푹 빠져 있을 때는 리명훈이라는 친구라면 이런 말을 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 대사를 미리 준비해 가기도 했어요. 그렇게 제가 제안해서 그만큼이나마 대사가 늘어난거죠."
북한 공장원 역을 맡아 사투리 연기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는 그는 실제 북한 장교 출신에게 사투리를 배우기도 했다. 1년여에 걸친 촬영을 마치고 10개월여의 기다림을 끝에 영화를 마주하는 최승현의 감정은 "쑥스럽기도 하고 초조하면서 기쁜" 복잡다단한 것이다.

최승현은 액션 훈련을 받던 중 술 김에 친구에게 배운 것을 적용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한창 촬영 중일 때는 이상한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취중에 장난삼아 한 친구에게 액션시범을 보이기도 했죠. 저는 기억이 안나는데 다른 친구가 그 다음날 제가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해줬어요. 액션 대상이 된 친구와는 한달 뒤에 아주 쿨하게 화해했어요. 리명훈이라는 캐릭터에 너무 빙의됐던 것 같아요(웃음)."
이제는 배웠던 액션을 거의 잊었다는 그는 "하면 뉴스에 나오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평소 '눈빛탑', '레이저 눈빛' 등의 별명으로 불리는 최승현은 강렬한 눈빛에 대해 "타고난 것은 분명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천적인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많은 걸 겪었기 때문에 나오는 눈빛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전 머리 속이 복잡했고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그리고 제 안에 분노가 있을 수도 있고, 슬픔도 있을 수 있고요. 그리고 일종의 자기 보호일 수도 있죠."
강렬한 눈 속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최승현은 언제나 본능적으로 연기하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정규 시스템 안에서 연기 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는 그는 영화를 보며 홀로 감정을 연구하며 연기를 익혔다.
"저는 날 것의 느낌이 좋아요. 그래서 일부러 연기 교육을 안 받는 거고요. 무대에서나 연기할때나 전형적인 모습보다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면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해야겠죠. 누구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면서 살잖아요. 그런 노력은 저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대로 움직이는 건 위험한 것 같아요. 물론 저처럼 하는 것도 위험하겠죠(웃음)."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자기 자신에 대해 혹독한 비난의 잣대를 대고 있다는 그는 "요즘 늘 화가 나고 날이 서 있다"며 "연기는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을때까지는 계속 하고 싶다"고 욕심을 비쳤다. 빅뱅 스케줄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 타짜2'의 출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빅뱅 멤버들도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타입이고 제 각각의 영역에서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스케줄은 없어요. 일본 공연이 가장 빠른 스케줄일 것 같기는 한데, 그것 역시 아직 잘 모르겠고요. '타짜2'는 빅뱅 활동과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결정은 안 됐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좋은 평가와 노력만큼의 박수 정도를 받고 싶다는 최승현의 새 영화 '동창생'은 오는 11월6일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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