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박중훈 “첫 연출작, 결과에 중압감 느껴"(인터뷰)


28년 배우 인생 잠시 멈추고 ‘톱스타’로 감독 데뷔

[권혜림기자] 지난 28년 간 박중훈은 충무로의 버팀목과 같은 배우였다. 출중한 연기력, 넘치는 개성으로 관객들을 만나 온 그가 이제 연기자의 옷을 잠시 벗어두고 메가폰을 잡았다. 박중훈의 첫 연출작 '톱스타'는 그가 누구보다 더 빠삭하게 꿰고 있을 법한 연예계를 배경으로 한다. 톱스타 원준(김민준 분)의 매니저 태식(엄태웅 분)이 배우의 꿈을 이루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조이뉴스24와 만난 감독 박중훈은 침착한 모습이었다. 생애 첫 연출작을 선보이는 만큼 배우로서 활동할 때와는 또 다른 부담감을 느꼈을 만한데, 표정만은 초연했다. 그는 "많이 긴장되고 초조하지만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 것 뿐"이라며 "일부러 드러낼 순 없으니 웃을 뿐"이라고 밝게 말했다.

이어 "감독이 되니 영화의 최종 결정권자가 되는 동시에 책임자가 되더라"며 "수십 억 원이 들어갔고 수백 명이 참여했으니 결과에 대한 책임감과 중압감이 있다"고 고백했다.

엄태웅과 김민준, 소이현과 김수로라는 쟁쟁한 후배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연예계 이면을 흥미롭게 담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박중훈은 첫 연출작을 자평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는 "내 일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자신의 것에 함몰되면 객관화가 어려워지기 마련'이라고 알렸다.

"집단 착각 혹은 집단 초조의 태도가 있는데, 집단 초조에 빠졌을 때 최악의 경우는 '초조'가 현실로 오는 걸테고, 집단 착각의 최악은 그냥 '착각'이겠죠. 그럴 때(집단 착각에서) 오는 실망감이 클테니 초조해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선 더 좋은 것 같아요. 영화를 본 관객들이 평을 내놓기 전까지 자의적으로 해석하진 말자고 생각했어요."

오랜 기간 한국 영화계를 누벼 온 그가 영화를 통해 연예계의 뒷면을 그려낸다니, 얼핏 감독의 자기 반성이 녹아 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박중훈 감독은 "자기 반성일 수도 있다. 그렇게 봐 주셨다니 좋게 해석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톱스타'에서 연예계 이야기는 소재일 뿐"이라며 "일반 관객들이 그 에피소드만을 받아들인다면 (영화는)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고 알렸다.

"'톱스타'가 두 시간동안 음악과 배우를 동원해서 장면들을 나열하는 것밖에 안된다면 실패에 가깝겠죠. 제가 속한 분야를 소재로 삼았지만, 사실 그걸 비판한다기보단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한 거예요. (관객이 영화를) 자신의 감정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은 모든 좋은 영화의 첫 번째 조건이죠. '톱스타'는 연예계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세계를 그렸는데 관객을 통해 그게 보편화되면 성공이라고 봐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예요."

김민준과 엄태웅, 소이현 등 '톱스타'의 배우들은 박중훈 감독의 현장 리더십에 입을 모아 극찬을 보냈다. 박 감독 특유의 유머와 인간미는 현장의 단역 배우들과 수많은 스태프들에게도 가 닿았다. 김민준은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단역 배우 100여 명이 모인 신에서도 이들에게 장면의 의미를 설명해주더라"고 감독의 섬세함에 감탄한 바 있다.

"연기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감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가져야 할 유리한 조건은 우선 '감정을 표현할 만한 신체적·감정적 컨디션이 좋은가', 두 번째는 '얼마나 그 상황을 숙지하고 있나'라고 봐요. 중심은 주연 배우라 해도 보조출연자들 역시 극 중에선 같은 상황에 처해 있잖아요. 축구를 할 때 볼 가진 선수 뿐 아니라 공간을 만들어주는 선수가 중요하듯, 보조와 주연, 조연이 따로 없다고 생각해요."

충무로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해 온 톱배우가 감독으로 변신했을 때, 그의 시나리오를 쉽게 거절할 수 있는 후배 배우들이 얼마나 될까. '톱스타'에 출연한 배우들이 신인 감독이자 대선배인 박중훈의 캐스팅 제의를 쉬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자 박 감독은 "거절이 어려웠겠지만 그래도 아니었다면 거절을 했을 것"이라고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배우에게 작품 하나 하나는 말하자면 직장을 옮기는 것과 비슷하잖아요. 누가 강압에 의해 직장을 옮기겠어요. 자기의 삶이자 필요고, 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들인데요. 어떤 경우엔 배우 개인이 속한 회사가 상장사일 수도 있고,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듯 이익 여부를 정확하게 생각하려 할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 ‘박중훈이 했는데, 거절하기 어렵잖아요’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감독으로 첫 발을 뗀 그의 다음 행보 역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배우 박중훈의 얼굴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은 언제쯤 관객을 만나게 될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박 감독은 "의미있는 작품, 정말 새롭게 거듭날 만한 작품이 있다면 연기를 다시 할 수도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할 것 같진 않다"고 망설임 없이 밝혔다.

이어 "예전엔 배우로서만 제 모든 레이더를 켰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인 그는 차기작 연출 계획에 대해 "다음 작품 이야기를 벌써 하는 것은 경솔한 것 같다"고 신중히 답했다.

"재차 말했듯 영화는 상품이예요. 작품을 하고 싶은 욕망이 강해도 제가 상품의 가치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 시장에서 용인을 안 하죠. '톱스타'가 작품이나 상품으로 상식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제가 다음 작품을 연출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을 거예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냉혹한 현실이죠."

'톱스타'는 지난 10월24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박중훈 “첫 연출작, 결과에 중압감 느껴"(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