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잉글랜드가 앙숙 독일과의 겨루기를 앞두고 단단히 열이 받은 모양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독일과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 이후 첫 만남이다. 당시 잉글랜드는 독일에 1-4로 완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양 팀의 관계는 국가적인 갈등의 역사와 맞물려 앙숙 중 앙숙으로 꼽힌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눴던 기억이 여전하다.
축구 역사를 따라가도 그렇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의 골이 골라인 통과 여부로 논란이 되며 무시무시한 입씨름이 벌어졌다. 만났다 하면 양 팀의 훌리건 팬들 간 충돌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고 상대를 맹비난했다. 역대 전적에서는 13승3무12패로 독일이 1승 앞서있을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왔다. 이번 겨루기를 앞두고 런던 경찰은 3천여 명 이상의 병력을 경기장 내외곽에 세워 경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긴장감이 치솟는 가운데 잉글랜드는 독일의 대표선수 구성에 적잖이 짜증이 난 상태다. 독일은 지난 16일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사미 케디라(레알 마드리드)가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당해 내년 5월에나 복귀할 수 있는 출혈이 있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도 최근 발목 부상 재발로 수술대에 올라 내년 1월에나 복귀할 수 있다.
독일 요아힘 뢰브 감독은 19일 영국의 대중지 미러를 통해 "부상자가 많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일부 주전급 자원을 빼고 잉글랜드전에 나서기로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뢰브 감독의 결정에 따라 메수트 외질(아스널), 필립 람, 마누엘 노이어(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은 대표팀에서 빠져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대신 A매치 경험이 없는 골키퍼 로만 바이덴펠러, 수비수 마스렐 슈멜처(이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뢰브 감독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팀을 월드컵 수준에 올려 놓는 것이다. 당연히 더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줘봐야 한다"라며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임을 설명했다.
그러나 평가전 상대 잉글랜드를 무시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 한 방으로 꺾어주겠다"라며 분개했고, 다니엘 스터리지(리버풀)도 "잉글랜드는 독일보다 강하다"라며 단단히 뿔이 났음을 전했다. 잉글랜드는 지난 16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해 자존심이 상해있던 상황이었다.
당황한 뢰브 감독은 수습에 나섰다. 그는 "테스트의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우리가 B팀을 내세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잉글랜드를 존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08년 베를린에서의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프랑크 램파드 없이도 2-1로 이겼다"라고 과거의 예를 들춰가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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