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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 전수진 "대체 불가능 영역 만들고파"(인터뷰)


첫 작업 영화 '신의 선물'로 관객 찾아

[권혜림기자] 영화 '신의 선물'을 보고 신예 전수진의 연기 경력에 의심을 품은 이는 한 둘이 아니었다. 이 영화가 정녕 첫 번째 연기 도전인지, 극 중 소녀 자체가 된 듯한 불안한 눈빛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영화 '신의 선물'은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승연(이은우 분)과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해 곤란에 빠진 소영(전수진 분)의 이야기다. 둘은 서로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깊은 숲 속 별장에서 새로운 생명을 함께 기다리기로 한다. 그러나 안락한 평화도 잠시, 낯선 이들의 방문이 그들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여성 감독 문시현이 연출을 맡았다.

극 중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여성 소영으로 분한 전수진은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과 SBS 드라마 '상속자들', tvN 드라마 '응급남녀',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연기 활동을 펼쳤다. 그간 반항기어린 캐릭터로 분해 눈도장을 찍은 그지만 '신의 선물' 속 소영을 그 연장선상에 두긴 어딘지 아깝다. 넉넉치 않은 환경, 마음대로 되는 일 없는 세상에 짜증만 났던 소영이지만 예기치 않은 임신과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한다.

영화의 언론·배급 시사에서 그는 첫 번째 영화 필모그라피가 김기덕 사단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고 고백한 바 있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조이뉴스24와 만난 전수진은 "오디션을 3차까지 봤다"며 "두 번째 오디션에선 리딩, 세 번째엔 대화가 이뤄졌는데 세 번째 만남 때는 아무 이유 없이 촬영 장소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시더라"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디션을 잘 봤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장소를 보여주셔서 '감독님, 고생 많으시겠네요'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제게 전에 뭘 했냐고 하시길래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했던 퍼포먼스와 공연, 비디오 아트 등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이야기했죠. 일단 중요한 건 외모였던 것 같아요. 극 중 소녀에 맞는 얼굴이 아니었을까 하죠."

'신의 선물'은 김기덕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여성 감독 문시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 감독은 오래 전 집필한 '신의 선물' 시나리오를 문 감독에게 맡겼다. 김기덕 감독의 각본들 중 가장 섬세하고 여성적인 무드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모성의 여러가지 얼굴을 극단적인 설정 속에서도 재치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대본부터 기존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어둡거나 그로테스크하지 않았고, 소녀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낯설기도 했죠.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문시현 감독님의 연출 덕에, 다소 딱딱하고 단조로웠던 대사들이 유들유들해진 것 같아요. 김기덕 감독님은 다른 현장엔 그렇게 자주 가지 않으신다 들었는데, '신의 선물' 현장엔 유독 자주 오셔서 여러 이야길 들려주셨어요."

소영의 아이를 대신 키우길 원하는 승연 역은 이은우가 연기했다. 김기덕 감독의 전작 '뫼비우스'로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그는 '신의 선물'에서도 평온함과 광기를 오가는 여인으로 분했다. 전수진은 촬영 당시 연기에 완전히 몰입했던 이은우의 모습에 놀랐다고 돌이켰다.

"연기를 처음 하는 제 입장에선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이후 여러 선배들을 만났지만 이은우 언니만큼 역할에 빠져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고요. 승연과 소영이 부딪히는 중요한 장면도 은우 언니가 이끌어줘 가능했어요. 굉장히 여러 번 촬영한 장면인데, 언니의 에너지가 너무 세서 극 중 상황처럼 저도 빨리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겁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전수진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냉소적이었던 극 중 캐릭터들과 그의 실제 성격은 많이 다름을 알게 됐다. 활짝 웃을 때마다 휘어지는 긴 눈매가 사랑스러웠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툴툴대던 말씨와 달리 조근조근 유순하면서도 조리있는 말솜씨가 인상적이었다. 반항아는 어디 가고 순둥이만 앞에 있다.

그간 연기한, 평소 모습과 180도 다른 인물들에 대해선 "센 캐릭터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다 다르니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이미지 때문인지 감정이 격한 친구들을 연기할 기회가 많았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 중에서도 전수진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은 캐릭터는 '신의 선물' 속 소영이었다. 그는 "임신과 출산으로 고통을 겪는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소영의 모습이 저와 가장 비슷한 것 같다"며 "제 자신의 모습에서 연기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켰다.

10대 시절부터 연기의 꿈을 키우고 일찍이 데뷔하는 여타 배우들과 달리, 전수진은 대학에서 광고영상학을 전공했다. 쭉 미술을 공부하다 연출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전공을 택했다는 그는 "뮤직비디오 등 영상 연출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접 해 보니 연출 일이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수더분하게 웃으며 고백했다.

"연기는 다른 일을 했을 때보다 다양한 제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겁고 좋아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 신도 나고요. 저만이 만들 수 있는 캐릭터,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만들고 싶어요. '아, 이 역할은 전수진에게 줘야겠다'하는 생각이 들 만한 배우요.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무척 좋아요.(웃음)"

'신의 선물'은 지난 10일 개봉해 극장과 IPTV에서 동시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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