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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길 잘 헤쳐온 포항, 다시 '흐름과의 싸움'


전북과 ACL 16강서 만나 일정 더욱 빡빡, "과거는 잊어!"

[이성필기자]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이전의 결과들은 다 잊어라."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3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본격적인 16강 준비에 돌입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보다 챔피언스리그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5차전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일찌감치 16강을 확정지은 황 감독은 부리람전에서는 약간의 여유를 가졌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깨는 실험을 하는 등 여유롭게 경기 운영을 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경기를 치르면서 전반기 나머지 경기 구상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유는 곧 방심이 될 수 있다. 24일 오후 포항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회복 훈련에서도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난 성과들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일정이 정말 빡빡한데 어쩔 수 없으니 잘 버티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잘 알고들 있을 것"이라며 집중력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포항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16강전 상대가 전북 현대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올 시즌 강력한 전력 보강으로 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동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각자 우승을 꿈꾸는 포항과 전북이기에 서로 너무 일찍 만나게 된 셈이다.

이명주, 김승대 등 주전들은 시즌 처음으로 주중 경기를 쉬며 체력을 보충하는 호사를 누렸다. 시즌 일정이 워낙 빡빡해 모처럼 갖게 된 엿새의 휴식은 감사할 따름이다. 피로가 회복된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 나왔다.

새로운 출발을 알린 포항은 27일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인천을 만난다. 인천은 시즌 개막 후 9경기 무승(4무5패)을 기록중이다. 상주 상무와의 개막전 2-2 무승부 이후 골이 없다. 인천의 입장이 딱하기는 하지만 포항으로서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경기다.

포항은 인천전을 시작으로 30일 챌린지(2부리그) FC안양과 FA컵 32강전을 치른다. 이후 3일 성남FC와 원정을 가진 뒤 6일 전북 현대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 나선다. 10일 전남 드래곤즈와 홈 경기로 전반기 클래식 경기를 끝내고 13일 전북과 16강 2차전으로 8강행 여부를 가린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쉬운 경기가 없다. 인천은 슈팅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며 골을 넣고 첫 승을 가져오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치고 포항전을 준비중이다. 안양은 챌린지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팀이고 지난해 FA컵 32강에서도 수원 삼성에 후반 막판까지 앞서가는 경기를 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성남은 박종환 감독 사퇴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 수습을 위해 포항을 상대로 반전의 계기를 잡으려 할 것이다. 전북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두 차례 격돌은 말이 필요없다. 포항 주전들이 다시 한 번 고행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황 감독은 "정규리그도 1위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올라서 지금 팀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아니다. 챔피언스리그가 어떤 의미인지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잘 안다. 아직도 할 일이 많아 머리가 아프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힘들어도 포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함을 강조했다. 좋은 흐름으로 전반기를 끝내야 월드컵 이후 재개되는 본격적인 레이스에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의 믿는 구석은 역시 경기력이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패스 하나에도 공을 들이기를 바랐다. 황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생각없는 패스를 하지 말라. 어설프게 주지 말고 발밑으로 정확하게 연결하라"라며 포항의 역동성과 집중력을 살려 나가자고 당부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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