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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소수자 이야기 하면 B급 무비?'…'하이힐'의 고민


장진 감독 "이 사회, 편향된 평균에 대한 이야기"

[권혜림기자] 장진 감독이 영화 '하이힐'의 메시지를 예고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12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하이힐'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과 배우 차승원·오정세·고경표가 참석했다.

영화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로 결심한 순간 치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 강력계 형사 지욱의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차승원이 범인을 단숨에 제압하는 타고난 능력으로 경찰은 물론 거대 범죄 조직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는 형사 지욱으로 분했다. 지욱은 마초적 외모와 달리 내면의 여성성을 두고 고뇌하는 인물이다.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느와르 영화라니,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파격적인 도전이다. 코미디 연출에서 장점을 드러내 왔던 장진 감독, 브라운관과 충무로를 누비며 남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쳐 온 차승원이 6년 만에 만난 신작. 전형적 장르나 서사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라 더 기대를 높인다.

'하이힐'은 주인공이 성 정체성의 갈등에 빠진다는 내용을 마케팅 포인트에서 과감히 지웠다. 반짝이는 영화의 티저 포스터와 '결국, 내 안의 그녀가 죽었다'는 카피가 희미하게 내용을 예고하지만 직접적인 설명은 없다. 제작 초기 단계, 이미 내면의 여성성을 고민하는 형사의 이야기라는 정보가 공공연히 알려졌지만 '하이힐' 측은 굳이 그 지점에서 영화를 홍보하길 원치 않았다.

장진 감독은 이날 "원체 성 정체성에 대해, 자기 안에 감춰둔 어떤 것에 대해 탐구하려 하거나 제도권 안에서 (성 정체성에 대해) 보편적 시선으로 이야기하려고 하면 B급 무비처럼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영화를 보면 그런 '이미지'만 있고 '감성'만 있지 대중적인 느와르 안에서 뛰어논다"며 "선입견이 있을까봐 언어적으로 조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편적 기준, 정상과 아닌것,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아닌지를 누가 정확히 가르지 않았는데도 열외의 집합군이 있지 않냐"며 "단지 평균적이지 않은 양식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에 대한 시선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영화의 메시지를 예고했다.

제목인 '하이힐'에 대해선 "영화를 보면 왜 제목이 '하이힐'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대중 영화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후경은 한 개체가 아니다. 두루 두루 이 사회가 가진 편향된 평균에 대한 이야기다. 그에 대해 시각을 돌리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심정으로 다가가려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차승원·오정세·이솜·고경표·김응수·안길강·송영창 등이 출연한다. 오는 6월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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