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6일 전격 은퇴를 선언한 조성환(롯데 자이언츠)은 선수 생활 동안 큰 부상을 두 차례나 당하는 등 부침도 많았다. 그는 지난 2009년 4월 2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광대뼈가 함몰되는 큰 부상으로 쓰러졌다.
당시 8회초 타석에서 조성환은 SK 투수 채병용이 던진 공에 안면을 맞아 골절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조성환은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수술 후 재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조기 복귀에 성공했다. 그 해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 8홈런 36타점 13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활력소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1년여 뒤 조성환은 다시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2010년 8월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조성환은 상대 투수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이 던진 공에 머리쪽을 맞았다.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가 정밀 검진을 받았다.
이미 사구에 큰 부상을 당한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후유증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러나 조성환은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글러브를 손에 끼고 그라운드로 나섰다. 정규시즌에서 111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6리 8홈런 52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변함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조성환은 프로 16년차를 맞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올해는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가을야구'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다. 신인 시절이던 1999년 롯데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하지만 당시 조성환은 포스트시즌에 뛰지 못하고 TV를 통해 선배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공필성(현 롯데 코치)을 비롯해 김민재(현 kt wiz 코치), 박현승, 박정태, 마해영 등이 버티고 있는 롯데 내야진에 그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롯데는 2000년 준플레이오프에 다시 한 번 진출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이후 조성환은 주전으로 성장했지만 그 때부터 롯데는 '가을야구'와 오랜 기간 인연이 없었다.
2008년 롯데는 8년만에 가을야구에 나갔다. 팀의 주축이 돼 있던 조성환은 누구보다 더 기뻐했다. 하지만 조성환이 그렇게 뛰기를 바랐던 한국시리즈 무대에는 끝내 오르지 못했다. 롯데는 2008녀누터 2012년까지 5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에는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다시 '가을야구' 초대장을 손에 넣지 못했다.
16일 은퇴 선언을 한 조성환은 이제 유니폼을 벗었지만 남은 동료들과 후배들이 '가을야구'에 대한 미련을 풀어줘야 한다. 롯데는 올 시즌 현재 29승 1무 27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4강권 진입이 멀어진 건 아니다. 3위 넥센 히어로즈(30승 1무 26패)와 4위 두산 베어스(31승 28패)와 승차는 각각 1경기, 0.5경기에 불과하다. 조성환이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투혼과 악바리 근성, 열정이 이제 후배들에게 전수돼 더욱 끈끈한 야구로 포스트시즌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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