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거장 임권택 감독이 '화장'에서 배우 김호정의 성기 노출 장면을 촬영한 이유를 밝혔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월석아트홀에서 열린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화장' 갈라 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는 연출자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이 참석했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은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작품이다.
안성기는 죽어가는 아내(김호정 분)를 지켜보며 회사의 후배 직원 '추은주'(김규리 분)를 사랑하는 남자 오상무 역을 맡았다. 김규리는 밝고 아름다운 젊은 여자 '추은주' 역을 맡아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였으며 김호정은 죽음을 바라보는 아내 역을 연기했다.
임권택 감독은 "꽤 많은 작품을 했지만, 제 영화가 어떻게 보이는지 이번만큼 궁금한 적은 없었다"라고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축제'에 이어 죽음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명필름에서 어느날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를 해왔다. 100여편 영화를 해오는 동안에 내가 해온 틀에서 벗어나야겠다 생각해왔다. 이 소재라면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 싶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임권택 감독은 "살아온 나이만큼 세상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이번 '화장'은 나이가 든 사람이 찍어볼만한 소재인것 같다"라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부산영화제와의 인연에 대해 "부산영화제는 한 해도 빼지 않고 참석하고 있어서, 마치 중독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이 영화제가 몇회나 갈까 했는데, 갈수록 걱정스러울정도로 커졌다. 그러나 커졌다는 것은 내실이 따라야 하는데, 내실이 따라가는 것 같다. 이렇게 몇 안되는 큰 영화제로 부산영화제가 성장했다. 첫 의구심이 말도 안되는 걱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김호정의 성기 노출 장면 촬영 이유에 대해 "반신만 가지고 관객이 유추해가며 보는 것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었다. 나중에 전신으로 찍었을 때 잘못하면 혐오스러울 수 있겠다는 위험 부담도 있었다. 전신을 찍어냄으로서 남편에게 자신의 병을 수발하고 있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이 전신을 통해서 드러내면서 자신의 수치스러움을 감추려고 하는 고운 마음을 아름답게 표출되지 않을까 싶어서 무리한 부탁을 했다. 그것을 오늘 찍을 수 없으면 며칠을 기다리면서라도 찍을테니 생각해보라고 요구했다. 촬영 후 본인도 촬영본을 보고 반신 촬영보다는 더 아름답다는데 동의했다. 그것으로 관객에게 현실감을 농도 깊게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호정은 성기 노출이라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데 대해 "화장실에서 성기를 드러내고 찍은 장면은 사실 시나리오에서는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풀샷으로 감독님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수월하게 했다. 저는 어렵지 않게, 에너지를 소비해야 되는 장면이라 어렵지 않았다. 이 장면을 준비하며 다큐멘터리를 많이 참고했다. 배우가 자신이 잘 알 수 있는 연기를 할 때 인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파봤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한 후 눈물을 흘렸다.

영화 '화장'은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부산=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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