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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 '다이빙벨' 공개, 뜨겁지만 차가운 머리가 없다


세월호 침몰 사건 다룬 다큐멘터리

[정명화기자] 올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다이빙벨'(감독 이상호, 안해룡)이 언론에 첫 공개됐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 소격동 씨네코드선재에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전국을 슬픔과 비통으로 물들인 최악의 참사 세월호 사건을 그린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은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다큐 저널리스트가 공동 연출한 작품이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상영금지 외압 논란에 휘말리며 전좌석 매진을 기록,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탑승 476명, 탈출 172명, 사망 294명, 실종 10명 등 최악의 참사인 세월호 사건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뒷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만든 이상호 기자는 팽목항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유족들의 모습과 다이빙벨을 투입하려는 시도, 세월호 참사의 현장을 보여준다. 공격적인 질문과 맹렬한 행동력으로 팽목항을 누비는 이상호 기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 작업에서의 의문과 문제점을 다이빙벨이라는 잠수정을 통해 단면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다이빙벨'은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보름 간 승객 구조 방식을 두고 벌어졌던 대립의 상황을 담았다. 다이빙벨 투입을 둘러싸고 전 MBC, 현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와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주장하는 바를 77시간 동안 담았다. 영화의 전체를 이루는 화두이자 제목이기도 한 다이빙 벨은 구조작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해속과 시계 등의 난관을 딛고 잠수부가 20시간 연속 해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잠수종을 의미한다. 바닷속에 일종의 엘레베이터를 설치해 최대 잠수부 네명이 교대로 들어가 휴식을 하며 잠수병의 원인인 감압 문제를 해결하는 장치로 이종인 대표가 직접 고안했다.

극장에서 공식 개봉되는 작품이지만, '다이빙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논의는 현 시점 상 무의미해보인다. 영화의 상당부분은 이미 고발뉴스와 팩트뉴스 등에서 이미 공개된 기사와 영상으로 채워진다. 사실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취재와 영화적 요소인 스토리가 결합된 '다이빙벨'은 이종인 대표와 이상호 기자의 대화와 당시 뉴스영상 등으로 이뤄져있다.

영화는 세월호 구조과정에 대해 정부의 무능을 강도높게 비난한다. 유족들의 울부짖음과 이종인 대표를 구조현장에서 의도적으로 배제시켰다는 음모론, 사실을 호도하는 언론 등을 '진실'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가감없이 보여준다. 무엇보다 구조과정에 다이빙벨 투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이상호 기자와 이종인 대표가 정부 구조본부에 의해 세차례에 걸쳐 거절당하는 과정(주장)을 보여주면서 음모론을 굳혀간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번번히 거부당하는 이종인 대표가 구조본부를 일컬어 "이건 악마집단"이라며 눈물을 보이는 장면 등은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다.

영화는 1억원 이상의 사재를 털어 무보수로 다이빙벨을 현장에 투입하려는 이종인 대표에서 해경이 일부러 좌표를 잘못 알려주고 하루 반나절 이상 헛수고를 하게 했다거나, 몇차례에 걸쳐 현장 접근을 거부했다는 주장을 가감없이 담았다. 또 실제 투입되지도 않은 다이빙벨이 실패했다고 보도한 언론의 행태를 비꼬기도 한다.

네번째 다이빙벨 투입 시도 결과 1시간27분의 잠수(해경의 경우 11분)로, 장시간 수색에 용이하다는 결론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상호 기자가 보도를 위해 이종인 대표의 배를 떠난 후 모 장군으로 부터 무조건 철수 명령을 받았다는 진술을 끝으로 여러차례에 걸친 다이빙벨 투입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고 주장한다. 이후 이종인 대표는 팽목항으로 돌아가 욕설과 비난에 시달리며 급기야 검찰 고소를 당하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영화 '다이빙벨'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시종일관 뜨겁다. 과연, 설마, 저럴수가 싶을 정도로 정부의 무능함과 언론의 오보, 부실 대응을 덮기 위한 음모 등이 영화를 가득 채운다. 그러나 뜨거운 가슴으로 만든 영화는 냉정한 머리를 잃은 듯 하다. 다이빙벨을 고안하고 만들어낸 이종인 대표의 일방적 주장 외에 다이빙벨의 효과와 필요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영화 어디에도 없다. 다이빙벨만이 유일무이한 구조법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객관적 자료와 전문가의 의견, 사실 규명 등의 과정이 빠져있다.

이상호 기자는 이에 대해 "과학적으로 실험해 보여주고 싶었고 증명할 유혹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이종인 대표에 대한 지나친 보호라는 우려 어린 지적을 들었다.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를 보다 더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다이빙벨이 구조를 방해하고 실패했다라는 사실이 상대의 주장이다. 너무 과장된 허위가 많아 굳이 증명할 필요를 못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기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객관적인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료조사와 입증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빠진 '다이빙벨'은 뜨겁게 호소하지만, 사건의 비통함에서 오는 감정적 눈물에서 더 나아가 큰 반향을 일으키기엔 미진한 구석이 많다.

논란의 영화 '다이빙벨'은 오는 23일 개봉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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