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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승격 광주, 기쁨은 잠시 고민은 현실


승격으로 구단 운영비 늘어, 홈구장 사용 문제까지 겹쳐

[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4위로 클래식 승격 신화를 쓴 광주FC의 기쁨은 승강제의 묘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시켜줬다.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는 스포츠의 기본정신을 광주가 제대로 보여줬다.

광주는 올 시즌 불완전체로 출발했다. 지난해 8월 여범규 감독의 사퇴로 남기일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어야 했다. 남기일 대행은 권위 대신에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선수들을 어루만졌다. 선수들과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하며 불안감 잠재우기에 집중했다.

성적이 춤을 춰도 흔들리지 않았다. 시즌 중반 광주가 중하위권으로 내려가자 클래식 복귀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013년 챌린지로 내려간 뒤 1부리그 복귀를 하지 못하고 계속 2부리그에 머무르게 될 경우 팀 존립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쏟아졌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남 대행은 선수들을 믿었다. 전술적인 유연성에 집중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 결과 4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를 했고, 이후 파죽지세로 상위 팀들과 클래식 11위 경남마저 누르고 1부리그 승격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감동적인 상황이 이어지니 정원주 광주 대표이사는 사재 5천만원을 보너스로 내놓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승격 과정에서 두 골을 넣으며 일등공신 역할을 해낸 김호남은 "힘든 시간이 많았지만 승격에 성공했다. 감독님이 흔들리지 않았고 할 수 있다는 목표에만 집중했다. 서로 믿음으로 의지한 결과다"라며 승격의 비결을 전했다.

광주가 어렵게 오른 클래식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튼튼한 전력 구축을 위한 선수 영입이다. 쉽지는 않다. 승격으로 기존 선수들의 몸값부터 올랐다. 광주의 한 해 운영비는 60~70억원에 불과하다. 치솟은 인건비를 선수들이 희생하지 않으면 일부 이적은 불가피하다.

물론 정 대표가 광주시로부터 예산을 좀 더 끌어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쉬운 상황은 아니다. 정 대표가 지역 기업들을 상대로 발품을 팔며 스폰서 확보에 애를 쓰고 있지만 경기가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다.

광주 구단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광주는 지난해 승격을 위해 상당한 금액의 운영비를 시에서 받았다. 하지만, 승격에 실패했고 이후 예산이 줄었다. 쉽게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구단 운영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도 걸림돌이다. 광주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주요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전반기 대부분의 경기를 원정으로 치러야 한다. 조직위원회를 설득해도 요지부동이다.

승격을 하면서 새롭게 풀어야 할 문제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시의 역점 사업이라 조직위원회와 시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광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지만 올해 인천 유나이티드가 아시안게임 전과 대회 기간 중 열린 홈 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렀던 것 이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인근 나주, 영광, 장성에서도 유니버시아드가 열려 구장 사용이 어렵다.

조직위 관계자는 "솔직히 광주가 승격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라며 "최대한 방안을 찾아야겠지만 전반기에 개보수를 하는 경기장에서 광주가 경기를 치르는 것은 안전 문제도 있고 해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라며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분위기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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