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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상징 강수일, "내겐 배고픔과 절실함이 있을 뿐"


첫 대표팀 발탁 "유니폼 벗고 싶지 않아" 대표팀에 강한 집착

[이성필기자] 다문화가정 출신, 혼혈 국가대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농구만 봐도 전태풍(부산 KT), 이승준(원주 동부). 문태종(창원 LG) 등 다수의 혼혈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문태종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축구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였다.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 뛰었던 장대일이 1998년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프랑스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제외하면 혼혈 선수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호에서 그 벽이 부셔졌다. 강수일(27, 포항 스틸러스)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공격 자원에 대한 실험이 필요했고, 강수일이 처음으로 대표 발탁됐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8년 만에 이뤄진 일이다.

강수일은 15일 제주도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훈련에서 8대8 미니게임에 나서 측면 공격수로 골을 넣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강력한 눈도장이었다.

16일 이틀째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강수일은 "첫 날이었는데도 훈련 강도가 강했다. 경쟁 구도를 만드는 훈련인 것 같다. 정말 좋은 기회다. 아직 개인적으로 감독으로부터 특별한 주문을 받지는 못했지만 해야 할 것들이 있을 것이다"라며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공격 축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판단한 강수일은 "나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다만, 내게는 배고픔과 절실함이 있을 뿐이다"라며 바닥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만큼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음을 강조했다.

대표팀 훈련복을 입은 소감은 남달랐다. 그는 "어제 처음 착용해봤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다시는 벗지 않게 계속 훈련을 하면서 똑같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라며 굳은 결의를 뿜어냈다.

강수일은 인천 시절 K리그 2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나름대로 유망주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만년 제자리 걸음이었다. 하드웨어는 충분했지만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해서도 그저 그런 선수였다.

올해 어렵게 포항으로 임대돼 활약하면서 강수일은 빛을 냈다. 공격수 조련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황선홍 감독에게서 집중 훈련을 받았다. 황 감독은 강수일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지적했다. 그 결과 데뷔 후 가장 많은 6골 3도움의 공격포인트를 해냈다.

강수일은 "대표팀에는 좋은 공격수가 많다. 주변에서 하는 공격 걱정은 없어질 것이다"라며 "당초에는 휴가 기간이라 내년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대표 발탁돼) 좋은 기회를 얻었다. 내 부족함을 (대표팀에서) 메우고 싶다. 경기장에서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제주에서 진행되는 21일 훈련까지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문화가정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만큼 희망이 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다문화 어린이들이 볼 것이다. 미래를 짊어질 이들인데 내가 정말 열심히 해서 그들의 희망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승대(포항 스틸러스)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이종호(22, 전남 드래곤즈)는 "놓치기 싫은 기회다. 한 단계 더 성숙한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 무서웠는데 선참들이 장난도 쳐주고 금방 친해졌다"라며 빠르게 대표팀에 적응을 하고 있음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가 상의를 해서 나를 뽑았을 것이다. 파괴력이 있는 내 장점을 보신 것 같다. 좋은 인상을 만들겠다"라며 생존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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