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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수비수 승부수 던진 '푸른 늑대' 양상민


수원 왼쪽 풀백 포화, 빌드업 능력 눈여겨본 서정원 감독 기대감에 변신

[이성필기자] "아내가 면도하지 않은 것 보면 뭐라고 할 텐데요…"

수원 삼성의 수비수 양상민(31)은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 기간 수염을 깎지 않고 기르고 있다. 면도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12일(한국시간)에나 할 예정이다. 수염이 적절히 자라서, 수원 팬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인 '푸른 늑대'에 무척 잘 어울리게 느껴진다.

숙소에서 기자를 만나서도 "한 번 밀지 않기 시작하니 이렇게 됐다. 사진이라도 나가면 아내가 뭐라고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양상민은 2005년 전남 드래곤즈를 통해 프로 데뷔해 2007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당시 수원은 이관우, 백지훈 등 스타들이 즐비했다. 스타들 틈바구니에서 양상민은 왼발을 무기 삼아 왼쪽 풀백 주전으로 우뚝 섰다.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적극적인 수비와 헌신적인 플레이는 수원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수원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그런데 잘 나가던 순간, 양상민은 안정이라는 단어에 기댔고 순식간에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찾아왔다.

독기를 품고 나선 그는 부상으로 발목이 부은 상태에서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승리를 위해 뛰었지만 과욕이었다. 부상이 커지면서 양상민은 힘든 길을 걸었고 고민을 거듭하다 2013년 경찰축구단(현 안산 경찰청)에 입대했다.

당시 조동현 감독은 왼쪽 측면 수비수인 양상민에게 중앙 수비수를 맡겼다. 조 감독은 2007 캐나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당시 기성용을 플랫3의 일원으로 활용하는 등 흥미로운 선수 운용을 했다. 양상민도 중앙 수비수가 아주 낯선 자리는 아니었다. 수원에서 오른쪽 풀백이었던 오범석과 중앙 수비수로 나서는 생소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전역 후 수원에 복귀하자 양상민의 자리는 포화 상태였다. 좌측 풀백에는 홍철이 주전을 확보하고 최재수도 있었다. 양상민이 낄 자리가 없었다. 어느 포지션이나 경쟁은 필수지만 양상민에게는 고민의 시간이었다.

당시를 기억하는 양상민은 "전역을 앞두고 생각이 많았다. 빨리 수원에 복귀해서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고 결국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막판에 부진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적 생각도 있었다. 수원으로 복귀해 3경기만 출전했고 자신의 팀내 입지가 너무 좁아졌다는 것에 고민이 깊어졌다.

이 때 서정원 감독이 그에게 중앙 수비수 활용을 이야기했다. 안산에서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현대 축구에서 중앙 수비수에게 필요한 공격 전개시 빌드업 능력도 있어 그의 활용 가치는 충분했다.

양상민은 "빌드업 능력이 있다는 평가는 아닌 것 같다"라며 겸손함을 표시한 뒤 "안산에서의 경험이 있어서 시험해보시는 것 같다. 물론 올해 여러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다양한 위치에서 뛰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팀 우승을 위해서는 경기 막판까지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자체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작년에 2~3경기 정도는 어이없게 실점해서 지거나 비기는 경우가 있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다"라며 중앙 수비수로 나설 자신 역시 수원의 나쁜 기억을 지우고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스스로 올 시즌이 너무 기대된다는 양상민은 "정말 얼마나 내 실력을 보여줄 지 모르겠다. 팀도 뛸 경기가 많고 나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 할 것 같다. 어느새 팀에서 내 위치가 선참급이라 많이 놀랐다"라며 웃었다. 30대가 되면서 제대로 축구에 눈을 떠가고 있는 양상민이다.

조이뉴스24 /말라가(스페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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