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이 만났다. 두 팀의 경기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1, 2위를 달리는 팀끼리 맞대결이었고 경기 결과에 따라 1위 삼성화재와 2위 OK저축은행의 승점 차가 좁혀질 수 있었다.
OK저축은행 입장에선 9연승 달성 여부도 걸려 있었다. 삼성화재를 꺾는다면 올 시즌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싱거웠다. 삼성화재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OK저축은행은 3세트 후반을 제외하고 앞선 1, 2세트 모두 삼성화재에게 제대로 힘도 못써보고 밀렸다.
기록을 살펴보면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에게 완패를 당할 가능성이 적었던 경기였다. 리시브 성공률은 OK저축은행이 오히려 삼성화재보다 높았다.
OK저축은행은 팀 리시브 성공률에서 56.60%로 삼성화재의 52.17%를 앞섰다. 양 팀에서 리시브를 주로 맡고 있는 송희채(OK저축은행)와 류윤식(삼성화재)의 기록을 비교해봐도 그렇다. 송희채가 성공률 70.58%로 류윤식의 61.53%보다 높았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기록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며 "숫자 외에 다른 요인이 승패 결과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과 OK저축은행 선수들은 삼성화재전이 끝난 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팀 숙소로 왔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김 감독도 선수들도 쉽게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이날 경기 결과가 마음 한구석에 내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까지 흘렸고 김 감독에게 개인 면담까지 요구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 선수들이 정말 잘한 경기였다"면서 "반대로 우리 선수들은 이기려는 마음이 너무 앞섰다"고 했다. 과욕 때문에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삼성화재와 경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이라며 "그런데 막상 코트에 들어서니 선수들이 그 부분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이 남은 5, 6라운드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건 간단하다. 바로 '욕심 버리기'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전에서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삼성화재가 12개의 범실에 그친 반면 OK저축은행은 21개를 기록했다. 블로킹에서 3-9로 밀린 부분도 하나의 패인이었다. 김 감독은 "욕심을 많이 부려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OK저축은행이 1위 경쟁에서 멀어진 건 아니다. 김 감독은 "우리 것만 잘 지키고 플레이를 한다면 기회는 다시 한 번 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승은 끊겼지만 OK저축은행은 오는 14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다시 승수쌓기에 나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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