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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여 관중에도 기뻐한 女축구, 월드컵 면역력 키우기?


대관중 앞에서 치를 월드컵 위해 국내 A매치 더 치러야

[이성필기자]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러시아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A매치를 치렀다. 각종 대회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치른 순수 단일 여자대표팀 A매치는 1998년 10월 2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 이후 17년 만이었다.

이날 비가 약하게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관중은 3천177명이 입장했다. 여자 축구부 선수들도 듬성듬성 보였고 일반 관중도 곳곳에 앉았다. 아무리 여자축구라지만 대표팀 경기치고 그리 많은 관중은 아니었다. 그래도 대표선수들은 힘을 냈고 후반 45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국내에서 치른 A매치라는 의미가 컸는지 선수들은 한결같이 긴장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소연은 "17년 만의 A매치인데 너무나 뛰고 싶었다"라며 국내 경기가 간절했음을 전했다.

여민지(대전 스포츠토토)는 "많은 관중 앞에서 뛰니깐 긴장이 됐다. 개인적으로 다른 대회를 포함해 국내 A매치를 한 번도 뛴 적이 없어 더 그렇다"라고 얘기했다. 주장 조소현(인천 현대제철)도 "키프로스컵에서 만났던 상대들과 비교하면 러시아가 조금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긴장감은 컸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여자대표팀의 러시아전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대표팀과 뉴질랜드의 평가전 관중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여자 대표선수들은 '많은 관중'이라며 긴장했다.

여자 대표 대부분은 국내 WK리그에서 뛰고 있다. 관중은 1천명 미만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지역연고제를 도입하면서 화천, 보은 등 일부 도시에서는 관중이 서서히 느는 추세지만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여자대표팀 경기 관중은 올 6월 캐나다 여자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한국은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월드컵에서의 열광적인 응원에 적응하려면 관중의 함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놓아야 한다. 2011 독일 여자축구월드컵에서는 경기당 최소 7천명(조별리그), 최대 4만8천명(결승전)의 관중이 찾았다.

해법이 국내 A매치 활성화지만 남자 대표팀 중심을 타파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내 초청대회였던 피스퀸컵이 사라진 뒤 마땅한 여자축구 국제대회가 없다. 동아시안컵도 국내에서 열리는 주기가 6년에 한 번꼴이다. 대부분 해외 초청 대회에 참가하다보니 국내 팬들이 여자 대표팀 경기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또, 남자와는 다른 환경이라는 점도 고려를 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2연전을 성사시키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남자처럼 두 번의 A매치면 다른 팀과 경기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국내 여자축구 A매치 유치의 어려움을 전했다.

함께 캐나다 월드컵에 진출한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권 국가 외에는 A매치를 치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유럽, 남미권 팀들을 데려오기에는 비용 문제가 큰 데다 대부분의 다른 팀들은 미국, 캐나다 등으로 바로 전지훈련을 들어간다. 유럽 팀 간의 A매치도 이미 구성되어 있다. 브라질, 코스타리카, 스페인과 한 조에 속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들과 유사한 팀을 국내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치르는 것이 최상이지만 쉽지 않다. 추가로 국내 A매치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8일 대전에서 예정된 러시아와의 2차전이 월드컵 국내 출정식이 되는 셈이다.

그래도 8일 대전 경기를 평일임에도 오후 4시에 배치하는 등 축구협회의 소극적인 전략은 다소 아쉽다. 1차전 경기 시청률은 예상 밖인 3.9%(이하 닐슨 코리아 집계)가 나왔다. 동 시간대 드라마 재방송 시청률에 근접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4강전 당시 12.7%의 시청률로 여자축구도 충분히 잠재적 시청자를 확보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자축구처럼 과감한 시간대에 경기를 편성해 관심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여자대표팀은 다음 달 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 소집, 월드컵 체제에 본격 돌입한다. 20일께에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31일 뉴저지에서 미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4일 캐나다 몬트리올로 입성해 10일 브라질과의 1차전을 대비한다. 8일 소집 후 훈련 기조는 체력 위주로 예정되어 있다. 출국 직전까지 국내 A매치를 한 차례라도 더 치를 수 있지만 가능성은 너무나 적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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