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토리] 이동헌 네오엠텔사장(1) - 날아오는 접시받기


 

처음 네오엠텔이란 기업을 설립하게 된 것은 ‘휴대폰에 움직이는 그림을 다운로드 받게 하고, 이것을 유료화하여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3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생각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것도 세계 최초로 말이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아직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 시점에 이런 글을 연재한다는 것 자체가 겸연쩍다.

성공담이건 실패담이건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써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지만 ‘사업은 본래 이러이러한 것이다’라고 가르쳐주는 수많은 경험담들 속에서 오히려 ‘본래부터 그러그러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 나의 역설적인 경험이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연재를 결심하게 되었다.

앞으로 6회에 걸쳐 내가 사업을 하는 동안 깨달은 것들의 정리해 보고자 한다.


1999년 11월, 법인을 설립하고 등록은 했지만 사실 제대로 된 사무실 하나 없었다. 아직 불안정한 상태라 초기 개발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회사를 다니며 밤이나 새벽에 과외로 도와주고 있는 상태였고 나는 혼자서 PC방과 커피숍을 전전하며 일을 했다. 가까스로 지인의 소개를 받아 초기 벤처 인큐베이팅 센터에 15평 남짓한 사무실을 마련하고 보니 그 때부터 내가 벌인 일들에 대한 뒷감당이 시작되었다.

창업 초기에는 회사의 운영방법이나 그 밖의 다른 것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직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때 내놓겠다는 의지 하나로 버텼다. 기술인력 부족으로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던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며 기술개발을 진행했고, 통신사에서 데모하기로 한 날 아침까지 제품이 가동되지 않아 애가 타던 일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지 신기할 정도로 아슬아슬했던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이때 나는 캄캄한 방안에 서서 어디서, 어떤 속도로 날아올지 모르는 접시를 기다리는 상태였다. 내가 가진 유일한 생존법은 깨지지 않고 접시를 받는 순발력 뿐이었다. 접시를 내려 놓는 위치나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정돈될 리도 만무하지만 오직 깨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시기였다. 이것은 회사 초창기의 모습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다고 생각돼서 내가 즐겨 쓰는 비유로, 그때 우리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접시를 받는 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기반 없이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모든 겪을 일은 다 겪어야 지나간다는 집안 어른들의 말씀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창업 초기, 회사가 갖고 있던 무선인터넷 압축전송 기술은 세계 최초라는 이름에 걸맞을 만큼 당시에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평가를 잘 받고 일이 잘 진행되어도 언제든지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일을 수차례나 반복해야만 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나와 회사는, 업계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너무나 작은 미미한 존재일 뿐이었던 것이다.

사실, 처음 서비스를 제안하기 위해 통신사 담당자를 만나야 했을 때도 무작정 전화번호부를 뒤져 대표번호로 전화한 후 담당자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결국엔 기술의 우수성과 새로움이 힘이 되어주었지만 그때는 왜 이렇게 기반도 없는 곳에서 소위 ‘빽’ 한 번 쓰지 않고 사업을 해야 할까 스스로 원망도 많이 했다.

무선인터넷이란 분야 자체가 그렇듯이 모든 일은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었고 남들이 몇년 치를 일들을 단 몇개월에 겪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나만 따로 속성반에서 공부한 것처럼 정신 없는 시간들이었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창업 후 1년이 되었을 때는 회사가 아주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계속>

/이동헌 네오엠텔 사장 dhlee@neom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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