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가수 배수정은 안정적인 회계사의 길 대신 험난한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선택이 어렵진 않았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했다. '위대한 탄생2' 준우승 이후 데뷔곡까지 3년 4개월이나 걸린 건 음악을 대충 하고 싶지 않아서다. 반짝 유명세 대신 진짜 가수로 대중 앞에 서고 싶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배수정에겐 많은 일이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가 쭉 해오던 회계사 자격증 과정을 마쳤고, 음악 공부도 했다. 무게중심은 사실 음악이었고, 회계사는 빨리 음악을 하기 위해 마무리를 지어야 했던 일이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작곡가 그룹 아이코닉사운즈에서 활동하며 에릭남 '녹여줘', 김보경 '메모리즈', 디아크 '빛', 씨스타 '굿타임' 등의 작업에 참여했다.

언제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회계사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음악에 올인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기대로 공부를 해왔고 그 분야에서 결과물이 눈앞이었기에 중단할 이유가 없었다.
"'위대한 탄생'을 하면서 사실 내가 음악을 참 모른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디션이 끝나고 내 커리어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새로운 도전도 해보고 싶었고 저를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작곡 작사도 직접 하고 싶었고요. 그렇게 생각할 때 자격증도 마저 따는 게 효율적이었어요. 영국에 가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기 시작했고, 보컬 레슨을 받았어요. 곡도 쓰기 시작했고요."
배수정은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코닉사운즈 측에 데모를 들려줬고 가능성을 인정 받아 합류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기대대로 공부를 하게 됐고 그 길을 잘 가고 있어서 거기서 빠져 나와 어려운 길을 간다는 게 힘들었어요. 당시로선 편한 길을 택한 거죠. 그런데 음악을 본격적으로 접하고 '위대한 탄생'을 통해 길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고민을 할 게 없었죠. 가수를 택한 건 쉬운 선택이었어요. 회계사를 병행할 생각도 없고 음악에만 올인하고 집중할 생각이에요."

음악에 올인한 첫 결과물이 지난 22일 발표한 '사랑할거예요'다. 작곡은 공동으로 했고 작사는 직접 다 썼다. 이별 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발라드다. 배수정은 "제목은 달달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슬픈 노래"라고 설명했다.
배수정은 자신의 성향은 알앤비에 더 가깝지만 이 곡이 좀 더 대중적이라고 판단했다. 향후엔 좀 더 자신의 색깔이 진한 곡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대한 탄생' 이후 바로 나왔으면 조금 빨랐을 텐고 덜 잊혀졌겠지만 가수뿐만 아니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한 곡 한 곡 나오면서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일단은 제 곡에 집중하겠지만 계속해서 다른 가수 분들 곡도 쓰고 싶어요. 배우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곡 작업을 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만들어내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거든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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