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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우한]⑥이민아에게 자극받은 '여자 이영표' 서현숙의 꿈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좌절, 동아시안컵에서 반전을 꿈꾼다

[이성필기자] "부럽기도 하고 축하도 해주고 싶고…"

지난 4일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중국 우한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다음날 남자 대표팀이 일본과 1-1로 비겼는데, 여자 대표팀의 선전으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지요.

주장 조소현(현대제철)은 "(남자) 경기를 보면서 우리랑 같은 점수가 날 것으로 생각했다. 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골 기회를 만들었지만 비겨서 아쉬웠다. 그래도 동반 우승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같이 우승하고 싶다"라며 격려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북한과 나란히 2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다만 골득실에서 북한이 +3으로 +2인 한국에 한 골 앞서 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우승하려면 북한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윤덕여 감독의 머리도 매우 아플 것입니다. 일단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대체자로 이민아(현대제철)의 가능성을 봤고 최강의 정신력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넘어야만 대표팀이나 윤 감독의 마음도 편할 겁니다. 북한은 2013년 대회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모두 이겼습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극적으로 패해 두 배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1990년 남북 통일축구 등 동시대에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던 김광민 북한 감독과의 지략 대결이라는 점도 윤 감독의 북한전 대비 마음가짐을 다잡고 있습니다.

윤 감독의 속을 선수들이라고 모를 리 없죠. 특히 출전 욕구가 큰 선수들은 북한전에 이를 갈고 있습니다.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이번 대회 아직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수가 4명이나 됩니다.

기자의 시선으로는 서현숙(이천대교) 선수가 눈에 밟혔습니다. 서현숙은 등장 당시 '여자 이영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뛰는 풀백으로서의 능력은 충분한 자원입니다. 우한으로 오기 전 복수의 여자 축구 지도자들로부터 '서현숙의 부활 가능성'을 확인해보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현숙은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두 번이나 경험했습니다. 2010년 3위, 2012년 8강 등의 성과를 내며 연령별 대표팀을 알차게 거쳐 왔습니다. 2012년 2월 중국 4개국 친선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데뷔해 강력한 인상을 남겼고요.

꾸준히 성장한 서현숙이기에 지난 4월 러시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당연히 대표로 선발됐습니다. 훈련도 했고요. 당시 기자는 훈련이 끝나고 서현숙과 대화를 나누려다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선수를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는 실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는 빠졌습니다. 윤덕여 감독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아쉬운 선수다. 부상이 있어서 너무나 안타깝다. 뽑고 싶어도 부상이 계속되니 그럴 수 없더라"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여자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서)현숙이는 대표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선수인데 없어서 허전하다"라고 했습니다.

여자축구는 넓지 않은 저변에도 뛸 대회가 많습니다. WK리그를 뛰면서도 전국체전에 나가 지자체를 위해 메달을 따고 포인트도 얻어줘야 합니다. 대표팀도 오가야 합니다. 치러야 할 대회가 많으니 체력 저하가 오게 마련이고 서현숙은 지난해 발목과 무릎 등에 문제가 생기면서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멀어졌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캐나다 월드컵에도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윤 감독이 여민지(대전 스포츠토토)와 함께 가장 아쉬워했던 부상자 중 한 명이 서현숙이었습니다.

서현숙은 이번 동아시안컵 중국, 일본전에서 총 10분을 출전했습니다. 김혜리(현대제철)의 보조 역할이었던 것이죠.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전 직후 아이스박스를 끌고 나가려던 서현숙을 불러 세웠습니다. 표정을 보니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나를 왜?'라는 뜻 같았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상대가 워낙 좋은 팀이라 교체 출전을 하고 있는데 조금씩 뛰어도 좋다"라며 적은 출전 시간에도 즐겁게 뛰고 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월드컵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아쉬움도 털어버렸습니다. 서현숙은 "지난해 무릎 부상을 당하고 올해 월드컵 최종 멤버에 포함되지 않았다. 부상만 없었다면 (월드컵에 뛸)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다음 월드컵에서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며 미래를 그렸습니다.

서현숙의 꿈은 함께 U-20 대표팀을 경험했던 이민아를 보면서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민아는 이번 대회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죠. 그는 "(이민아 등 또래 선수가) 대회에 나가서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을 받는 것 같다.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도록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부럽기도 하고 축하도 해주고 싶다"라며 부러움 반 자극 반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서현숙은 북한전 선발 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출전 여부야 윤 감독 고유권한이니 알 수 없지만 포지션 경쟁자인 김혜리가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뛰어 체력적인 고려를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서현숙에게는 북한전이 특별합니다. A대표팀 데뷔가 북한전이었기 때문이죠. 20번째가 될 A매치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발전된 기량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대표팀 내 경쟁을 당연히 여기고 있는 서현숙은 "부상 당하지 말고 몸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치밀한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팀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팀플레이에 충실하겠다고 했구요.

마지막 메시지는 더욱 강렬했습니다.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선발로 나설 느낌이다. 뛰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합니다. 사명감으로 꽉 차 있는 것이 엿보였습니다. 선발 출전이든, 교체 출전이든 상관없이 서현숙이 여자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2019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꿀 수 있으니 말이지요. 자원이 부족해 한 명이 소중한 한국 여자축구에서 서현숙이 좋은 경험을 쌓아 더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조이뉴스24 /우한(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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