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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김윤석, 소처럼 일해주세요(인터뷰)


올해 세 번째 영화…"휴식기 가지려다 시나리오에 매료"

[권혜림기자] 최근 10년 간, 배우 김윤석의 필모그라피엔 빈틈이 없었다. 지난 2006년 김윤석이라는 보석을 발굴해 낸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개봉을 앞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제작 영화사집)까지, 그는 매년 1~2편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올해 활약은 유독 돋보였다. '쎄시봉'(감독 최현석)과 '극비수사'(감독 곽경택)를 더하면 한 해 세 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 제작 영화사집)의 개봉을 앞둔 배우 김윤석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검은 사제들'은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에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박소담 분)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재현 감독이 지난 2014년 선보였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김윤석이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 김신부 역을, 강동원이 그를 돕는 최부제 역을 연기했다.

"그 때 그 때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택한다"며 다른 배우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작품 선택법을 알린 김윤석은 '검은 사제들'에 출연하게 된 당시를 떠올렸다. '극비수사' 촬영을 마치고 '올해는 쉬어야겠다' 생각했다는 그지만, 참신한 소재를 상업적으로 풀어낸 '검은 사제들'의 매력에 계획했던 휴식기를 뒤로 미뤘다는 고백이다.

"또 이렇게 '검은 사제들'처럼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으니, '이것만 하고 쉬자' 생각했죠. 감독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거든요. 흠을 잡자면 만족스러운 시나리오가 어디 있겠냐만은, 그 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감독의 마음이 제게 느껴졌어요. 가장 중요했던 대사가 있어요. 최부제에게 김신부가 '넌 이제 선을 넘었다. 어떤 보상도 없고 아무도 몰라줄텐데'라고 말하는 내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주제잖아요. '감독이 뭘 알고 쓰는구나' 싶었죠. 가슴이 찡하지 않나요? 술 없이 잠도 못자고, 평생 악몽에 시달리게 될 이들을 생각하면요."

김윤석은 이번 작품으로 첫 장편 상업 영화 연출에 도전한 장재현 감독의 가능성을 높게 평했다. 그는 "신인 감독들의 경우 생각은 정말 많다. 그런데 이것을 표현할 때의 갈등이 보이곤 한다"며 "잘 가다 덜컹거리기도 하는데, 장 감독의 경우 그 와중에도 자신이 표현하려 하는 것을 끝까지 붙잡고 갔다는 힘을 칭찬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단선적인 라인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기보다 밀도나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겉멋 안 부리고 연출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활약한 작품들을 하나 하나 훑다 보면, 그야말로 '김윤석이라 가능했을' 작품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빼곡한 출연작들을 살피다 보면 '극비수사'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려 했다는 그의 말에 달리 의문을 갖긴 어렵다. 하지만 관객에게 김윤석의 휴식기는 어딘지 허전하고 아쉬운 일이 될 법도 하다. '타짜'(2006)의 아귀, '추격자'(2008)의 엄중호, '황해'(2009)의 면정학, '도둑들'(2012)의 마카오 박 등 열거하기에도 바쁜 필모그라피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의 석태, '해무'(2014)의 철주까지, 강렬한 임팩트를 안긴 배역들이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거칠고 숨가쁜 인물들만을 거쳐왔다면 지금 김윤석을 향한 관객의 신뢰는 이토록 두텁지 않았을 터다. '거북이 달린다'(2009)의 필성, '완득이'(2011)의 동주, '쎄시봉'(2015)의 근태, '극비수사'(2015)의 길용, '검은 사제들'의 김신부 등 김윤석은 한 배역 안의 무수한 갈등과 연민을 한없이 인간적인 얼굴을 통해 제 것으로 그려냈다.

'검은 사제들' 속 김신부의 모습 역시 몰랐던 김윤석의 얼굴을 또 한 번 발견하는 감흥을 안긴다. 자신을 제외한 가족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 도움을 얻었다는 그는 이번 영화의 배역에 녹아들 수 있었던 작업기를 돌이켰다.

"김신부는 교단에서 '깡패'라는 별명도 얻은 사람이죠. 건들거리는 인물이라기보다는 굉장히 딱딱한 사람이에요. 새까만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사람이고, 속은 잘 안드러내는 인물이고요. 신부님들을 많이 만나뵙고 준비했어요.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신부님도 있었고요. 신부가 그리 먼 존재라 생각하진 않았죠. 독실한 신자인 아내와 비행기에서 '검은 사제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아내가 '제대로 파고든 시나리오'라는 평을 했어요."

김윤석은 이번 영화를 통해 흥행을 기대하는지 묻는 질문에 "흥행에 목말랐다면 '검은 사제들'에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영화가 '대박'을 낼 영화라는 생각은 안 한다. 하지만 흥행은 모르는 일 아니겠나"라고 웃으며 답했다.

함께 연기한 배우 강동원, 박소담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우치'(2009)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강동원에 대해선 "이렇게 말하면 그 친구에게 결례일지 모르지만, 정말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어차피 선배인지 후배인지에 상관 없이, '슛'에 들어가면 자신의 것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인 김윤석은 "그 때('전우치' 당시) 강동원이 시작하는 사람의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오로지 남자 배우로서 자생력을 가지고 쭉 가는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극 중 구마 의식의 대상이 되는 인물 영신 역 박소담을 가리켜서는 "굉장히 매력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극찬했다. 이어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돼 불쌍했을 정도"라고 덧붙인 뒤 "잠옷만 입고 있으니 등골이 앙상하게 살이 빠지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나. 머리도 깎고 굉장히 고생이 많았다"고 알렸다.

한편 '검은 사제들'은 오는 11월5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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