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이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 광고·마케팅 권리를 놓고 (재)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월드컵재단)과 충돌한 것에 대해 수원 서정원 감독이 격정을 토로했다. FC서울 최용수 감독도 라이벌전이라는 무대를 떠나 서 감독을 지원했다.
서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서울-수원의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기자회견에서 최근 터진 구단과 월드컵재단의 갈등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60%, 수원시 40%의 지분이 있는 월드컵재단은 최근 경기장 남쪽 관중석 전광판 하단에 수원과 상의 없이 LED 보드를 설치해 광고 유치에 나섰다. 이미 북쪽 관중석에 수원의 후원사와 경쟁 업체의 독자적인 광고를 유치해 마케팅에 나섰다.

서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은 빅버드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경기장이다. 수원 팬과 시민, 경기도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빅버드다. 그런데 너무 안타깝게 일이 흘러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월드컵경기장의 사용 목적이 무엇인지 순서를 먼저 판단했으면 한다는 서 감독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월드컵경기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다. 빅버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장이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메이저 대회를 멕시코 다음으로 수원에서 유치해 경기한다. 2017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유치해 모든 연령별 대회를 다 소화한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마음이 아프다는 서 감독은 "과거에도 음악회를 해서 그라운드가 망가졌다. 시간이 흘러 잔디를 새로 입힌 뒤 적응을 위해 연습 경기를 (월드컵 재단 측에)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경기 전날 잔디 벌어진다고 거절하더라. 오히려 그날 외부 행사를 유치해서 그라운드가 망가졌다. 잔디라도 깎아달라고 했고 물 좀 뿌려 달라고 했는데 상한다는 핑계를 대더라"라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이어 "핑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올 시즌 홈에서 (역대 최고로) 많이 진 것 같다. 변명일 수 있겠지만, 우리 홈에서 편하게 사용도 못 하고 적응 못 해 마음이 아프다. 긍정적으로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염태영 수원 시장과 남경필 경기도 도지사가 바른 판단을 하리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도 수원과 K리그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기사를 보고 몰랐던 부분을 알았다"라며 "정말 애석하다. 일단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 부족이 상당히 안타깝다. 프로축구는 공공재다.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의 장이어야 한다"라며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K리그가 자생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임을 강조한 최 감독은 "구단들이 얼마나 힘드나. 기업 구단, 시도민 구단이 자생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번 일들을 보면서 이게 정말 갑질이 아니면 뭔가 싶더라.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원만하게 유연성 발휘해서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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