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민낯을 드러냈다.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최강이란 평가의 필승조를 제외하면 불안하기 짝이 없는 마운드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2-18로 졌다. 전날 14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17로 패한데 이어 이틀 연속 참패다.
이날 한화의 선발 투수는 외국인 알렉스 마에스트리. 현재 한화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 요원이다. 지난 10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 승리투수가 되며 팀 내 유일한 선발승과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마에스트리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2회초 선두타자 히메네스가 좌측 폴대 부근으로 날린 아슬아슬한 파울 타구가 합의판정 끝에 홈런으로 번복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만루에 몰린 뒤 정주현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2회초에만 6점을 빼앗긴 마에스트리는 3회초에도 추가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3이닝 7피안타(2홈런) 5볼넷 1탈삼진 9실점(7자책)이 이날 마에스트리의 투구 성적이었다.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가운데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이재우가 2.1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4실점(3자책)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자 김경태도 2.2이닝 동안 4실점했다. 정우람이 컨디션 점검 차 등판해 0.1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장민재만이 유일한 무실점(0.2이닝) 투수였다.
전날도 한화는 두산을 상대로 2-17로 패하며 14개의 안타와 7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안타 14개 중 5개는 홈런이었다. 특히 13일 민병헌, 14일 오재일, 그리고 이날 정주현까지 3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허용한 진기록(?)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이틀 간 한화는 33안타 17사사구 9홈런을 허용하며 총 35실점했다. 두산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 송창식이 4.1이닝 12실점(10자책)을 기록하며 '벌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한화의 자랑' 박정진-권혁-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할 일을 잃었다.
에이스 로저스가 전열을 이탈해 있는 가운데 현재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5월에는 로저스가 올 것"이라며 "이태양을 보면서 돌파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저스, 이태양이 기대만큼의 구위를 보여준다는 가정 아래, 그 둘의 복귀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해진 한화다.
조이뉴스24 대전=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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