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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래퍼 "'쇼머니' 이후 방황…이제 진짜 시작"(인터뷰)


MC스나이퍼가 프로듀싱한 새 앨범 '더 로커' 발매

[정병근기자] 송래퍼는 19살에 엠넷 '쇼미더머니1'에 나가 주목을 받았다. 본인 음악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도 있었고, 욕심도 많았던 시기라 혼자 힘으로 많은 걸 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고 음악적으로도 내적으로도 한층 단단해졌다. 든든한 조력자인 MC스나이퍼는 그의 잠재력을 더 끌어올렸고, 송래퍼는 허세가 아닌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할 준비를 마쳤다.

송래퍼는 2012년 '쇼미더머니1'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스나이퍼사운드와 계약했고 이후 본인의 솔로앨범, 그리고 KizK와 함께 한 프로젝트 팀 쿨키즈까지 스스로 여러 앨범들을 프로듀싱하며 경험을 쌓았고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지난 14일 발표한 첫 미니앨범 '더 로커(The Locker)'는 2년 5개월여 만에 MC스나이퍼가 프로듀싱 한 앨범이다.

"'쇼미더머니'에 나간 게 19살 때였어요. 이후 음악적으로 방황을 많이 했어요. 사장님 말씀도 안 듣고 혼자 하는 걸 좋아했죠.(웃음) 재킷 디자인부터 믹싱이나 뮤직비디오까지 혼자 해내는 걸 꿈꿨거든요. 몇 년 하다 보니 결과도 좋지 않았고 마음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깨닫는 것들이 많았고 조언을 귀담아 듣기 시작했어요.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더 열의를 갖게 배우게 되고 시너지도 나게 됐어요."

이번 앨범 '더 로커'는 우리말로 사물함을 의미한다. 사물함 속 애정 있는 물건은 자주 꺼내 쓰고 유통기한이 지난 물건은 방치하기 마련이다. 사물함속 물건처럼 송래퍼가 치부하고 싶은 깊은 사연이 있는 트랙들과 자주 꺼내고 싶은 흥미로운 트랙들로 채워져 있으며 자전적이야기 주를 이루고 있다. 송래퍼는 인간 송승민과 힙합뮤지션 송래퍼의 속내를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었다.

"어느날 사장님이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으셨는지 절 회사에 불러서 짐을 챙겨오라고 하셨어요. 그대로 합숙이 시작됐어요. 회사에 있는 2평 남짓한 쪽방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계속 곡 작업만 했어요. 2주 정도였는데 그때 작업한 곡이 5곡 정도 됐어요. 당시엔 너무 싫었는데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걸 계기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거든요. 그때 이후로 25곡 정도 만들었는데 이번엔 제 정체성에 관련된 7곡을 추렸어요."

앨범 타이틀곡 '제발'은 쪽방에 틀어박힌 뒤에 제일 먼저 쓴 곡이다. MC스나이퍼가 송래퍼와 술 한잔을 기울이다가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비트를 만들어 다음날 건넸고, 송래퍼는 어려움 없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 그만큼 애착이 많은 곡이다.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외로운 사람이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아직 어린 나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 돌아 보니 친구들이 군대에 가거나 일 때문에 못 만나게 되고 저도 모르게 홀로 남겨져 있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나 봐요. 이런 마음들이 흘러나왔고 얘기를 들으시고는 다음날 곡을 주셨어요. 보통 가사를 보여드리면 80%는 다시 쓰라고 하시는데 유일하게 한 번에 OK가 된 곡이에요."

이밖에도 앨범에는 앞으로의 다짐을 담은 '문을 열다', 모른척 하고 있었던 친동생의 아픔들을 이야기 한 '방파제', 이센스의 앨범을 듣고 영감을 받아 쓴 '백 인 더 데이(Back In The Day)', 고민들을 편하게 풀어낸 '빨래방', 술자리에서 흔히 일어나는 풍경을 담은 '나와'가 수록됐다.

특히 5번 트랙 '바지내려'를 들어보면 송래퍼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읽힌다. 송래퍼는 "어떻게 보면 제가 제일 다루고 싶던 주제"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힙합이 유행을 타면서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음악들을 들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꼬집었다. 송래퍼는 래퍼들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음악을 시작하는 이들이 꼭 듣고 뭔가 느꼈으면 하는 마음을 이 곡에 담았다.

"성공한 래퍼들의 성공한 음악이있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의 음악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일 유행하는 '머니 스웨그'가 한국 힙합의 표본이 되고 획일화가 된다면 발전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음악에 담았으면 좋겠어요. 따라하면 잘 해봐야 '짝퉁'이잖아요. 제 음악들이 힙합 신 안에서 자주 다루지 않는 소재, 사운드, 감성들이지만 자부심은 있어요."

송래퍼는 올해를 기점으로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담은 음악을 계속 발표할 생각이다. 싱글이건 미니건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내년 목표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지금의 이 마음을 잊지 않는 일이다.

"이번 앨범은 제가 저를 알게 된 앨범이에요. 제 자신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제 자신을 더 알게 됐고 방향성이 정해졌어요. 앞으로 해야 할 것에 대해서도 뚜렷한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앞으로도 허세가 아닌 저의 솔직한 이야기와 감정을 담는 음악을 해나갈 거에요. 그리고 중간에 다른 것들에 현혹되지 않고 지금 이 마음 그대로 끝까지 가고 싶어요."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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