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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th BIFF] '어쩔수가없다' 웃다가 울다가, 압도적 연기·연출 차력쇼(종합)


박찬욱 감독 신작 '어쩔수가없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상영
이병헌·손예진·박희순·이성민·염혜란, 감탄 나오는 열연⋯여운 남기는 메시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같은 장면에서 웃다 울었다",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영화" 박찬욱 감독이 왜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지, 왜 지금의 관객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어쩔수가없다'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는 물론이고 소품, 음악 하나까지 제대로 공을 들여 만든 '어쩔수가없다'라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찬욱 감독,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왼쪽부터)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왼쪽부터)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만들고 싶었던 이야기로, 박찬욱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이병헌과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손예진을 비롯해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까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들의 시너지가 강렬하게 펼쳐진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앞서 베니스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높은 완성도라는 평단의 극찬을 얻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오래 걸린 이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랫동안 해온 가운데 제 작품이 개막작으로 된 것이 처음이라 설렌다"라며 "30주년이라고 하니까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개막식에 참석할까 한다"라고 전했다.

이병헌은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까지 기대하고 기다린 작품이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다린 영화"라며 "개막작으로 제 작품이 부산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이 있나 찾아봤는데 없더라. 처음으로 개막작으로 오게 되어 기대되고 떨린다"라고 밝혔다.

(왼쪽부터)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손예진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 영화를 개막작으로 볼 수 있게 된 영광스러운 기회가 생겨 너무 행복하다"라며 "처음으로 일반 관객과 보게 되어 설레고 어떻게 반응해주실지 기대가 된다.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박희순은 "이 아름다운 날씨에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답지 못한 취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 어쩔 수가 없다"라며 "감독님이 선출 역으로 선출해주셨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다. 좋은 시간 되길 바란다"라고 재치있는 인사를 건넸다.

"원작 소설을 보자마자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라는 박찬욱 감독은 "이야기가 가장 큰 매력이었다.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되어 안으로도, 밖으로도 향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어쩔수가없다'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제지업에 인생을 다 바친 이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씁쓸함을 안긴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를 보면 자기 직업, 삶이 먼저 떠오를 거다. 저는 당연히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감정 이입을 했다"라며 "종이 만드는 일이 중요하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 주인공들은 자기 인생 자체라고 말한다. 그런 것처럼 영화가 삶에 현실적인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2시간 오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를 비롯해 다들 인생을 걸고 한다. 그래서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영화계가 어렵고 다른 나라보다 팬데믹 상항에서 더딘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이 영화가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병헌은 "제지업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 업계에서도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있다. 영화의 어려움도 있지만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건 극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 어려움을 타파하고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될 수 있을지, 많은 영화인이 다 생각하는 어려움이다. AI에 대해서도 후반부에 문제점을 제기한다. 위협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서 공통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손예진은 "저의 7년 만 영화다. 앞으로 더 얼마나 자주, 오래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불안감이 있다"라며 "영화계의 현실이 안 좋아졌다 보니 7년 만 작업이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라고 작업을 하며 느낀 바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박찬욱 감독님 같은 감독님이 작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박희순은 "제작보고회에서 농담처럼 영화만 하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영화만 하면 굶어 죽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라며 "그게 현실이다. 누구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작업이지만 영화만 고집하면 살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워졌다"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님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힘을 내서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시면 관객들도 찾아주시고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많은 관객이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연기를 하면서 저를 되돌아본 적이 있다. 배우도 언젠가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면 대체되고 직업을 잃을 거다. 많은 분이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지점에서 영화뿐만 아니라 모두가 실업자들처럼 그런 일을 겪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배우 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염혜란은 "영화 산업이 위기인 건 맞는데 박찬욱 감독님과 하면서 영화의 참된 맛, 즐거움을 느꼈다. 그만큼 정성과 공을 들이면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임할 수밖에 없다"라고 최선을 다해 연기했음을 전했다.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박찬욱 감독과 세 번째 만나게 된 이병헌은 "신나고 설레더라. 얼마나 재미있게 할까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다"라며 "만수가 아주 개성이 강하거나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큰 상황에 부딪히고 그걸 이겨나가기 위해 극단적인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점점 그 결정을 실행해가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이 촬영 내내 저에게는 큰 숙제였다"라고 고백했다.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을 맡은 손예진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정말 엄마처럼, 아내처럼 보이고 싶었다. 일상의 모습이 과장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했다"라며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비극적인 순간, 극적인 순간에서 미리는 어떤 생각으로 이 과정을 지켜볼까. 생각보다 굉장히 낙천적이라 현실을 돌파하는 것이 지혜롭고 현실적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캐릭터 표현을 위해 중점을 둔 바를 밝혔다.

박찬욱 감독과 첫 작업을 한 박희순은 "제가 생각한 감독님과 달랐다. 집중해서 작업에 빠져있을 줄 알았는데 하고 싶은 거 다 하시더라. 인터뷰지에 답을 쓰고 풍경 사진 찍어오고 이렇게 여유롭게 딴짓을 하는 감독님은 처음이다"라고 폭로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럼에도 테이크 들어갔을 때는 돌변해서 한 테이크마다 다른 걸 요구하고 완성이 되면 또 요구한다. 그렇게 발전이 되어서 두 번째 테이크, 또 발전되어 세 번째 테이크가 된다"라며 "하나하나 쌓아 올라가는 연기를 하면서 감독님과 오래 한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소중한 작업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왼쪽부터)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왼쪽부터)박찬욱 감독-배우 이병헌-손예진-박희순-염혜란-이성민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이병헌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배우 손예진이 17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감독 박찬욱)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손예진 역시 "매의 눈으로 모니터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배우 연기, 카메라 워킹, 소품 하나하나까지 보며 조금이라도 어색한 걸 잡아낸다"라며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여주면서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얘기해주시는데 눈이 두 개인데 가능한가 할 정도다. 매의 눈이 엄청났다. 그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러 가지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고 캐릭터를 해석할 기회라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감탄했다.

이병헌은 "의상, 소품, 조명 등 모든 것을 신경 쓰는 디테일한 성격이 배우에게 지시할 때도 드러난다. 처음 면접 보는 신에서 대사가 길었는데, 빌딩 햇빛을 의식하고 피하려고 하고 이의 통증을 느껴서 갑자기 손을 올리려다가 사람들이 있어서 손을 내리고 불안함에 다리가 떨려서 그걸 손으로 잡았는데도 떨리는 걸 대사를 하면서 해야 했다"라며 "그런 신이 정말 많았다. 한꺼번에 생각하면서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어서 힘들었다. 이런 현장을 겪은 만큼 트레이닝이 되어서 좋은 작품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인 이유가 분명하다. 극장에서 보시는 걸 강력 추천한다", 손예진은 "영화를 두 번 봤는데 처음에는 감독님의 미장센, 병헌 선배의 압도적인 연기가 보일 거다. 두 번 보면 제 연기가 보일 거고, 세 번 보면 모두의 연기가 더 보일 거다. 극장에서 적어도 두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라고 말했다.

박희순은 "저는 두 번 영화를 봤다. 너무 많이 웃고 재미있게 봤는데 베니스에서 두 번째로 봤을 때는 가장 많이 웃었던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라며 "끝나갈 때쯤에는 만두가 될 정도로 눈이 부었다. 같은 영화고 같은 장면에서 웃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 제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잘 되면 좋겠다"라고 흥행 욕심을 드러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9월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9월 26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영화제는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상영관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메가박스 부산극장까지 총 7개 극장, 31개 스크린으로 확대해 관객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24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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