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의 장대한 레이스를 마무리 했다. 워낙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기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고, 배우가 가지는 부담이 큰 것도 당연한 일. '오징어 게임' 시리즈 인터뷰 때마다 유독 더 긴장한 모습이었던 이정재는 그래도 시즌3에서는 홀가분한 마음이 큰 듯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큰 경험과 변화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지난 27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감독 황동혁)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8a85eb9d598dc6.jpg)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조유리, 채국희, 이다윗, 노재원, 전석호, 박희순 등이 열연했으며, 짧은 분량이지만 정호연, 최승현(탑), 원지안 등도 볼 수 있다. 엔딩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녀로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공개 첫 주, 단 3일 만에 60,1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1위에 올랐으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넷플릭스 TOP 10을 집계하는 93개 모든 국가에서 1위를 수성했다. 이는 공개 첫 주, 모든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첫 작품으로 역대급 흥행을 증명했다.
이에 더해 공개 첫 주에 넷플릭스 역대 시리즈(비영어) 9위에 진입하며 시즌1, 2, 3가 모두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부문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지난 한 주간의 시청 수를 집계한 글로벌 TOP 10에 시즌2도 시리즈(비영어) 3위, 시즌1은 6위로 역주행했다. 물론 작품에 대한 호불호도 쏟아졌다. 특히 기훈의 선택이나 후반부 감정선에 대해서는 쓴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정재는 감독의 의도,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하며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이정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우리는 말이 아니야"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게임에 임하는 참가자지만 인간성에 대한 외침이기도 하고 이것이 기훈의 선택으로도 연결된다고 생각이 드는데 연기하면서 어떤 의미를 담으려 했나?
""우리는 말이 아니야"라는 대사는 시즌1에서도 했다.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시즌1 마지막 게임은 오징어 게임이 아니라 병상에 있는 일남(오영수)이 누군가가 노숙자를 도와주느냐 아닌가 하는 내기였다. 결국 누군가가 도와줬고 기훈이 이겼다. 희망을 보여준다. 시즌3 마지막에 기훈과 프론트맨이 또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게임이 끝난 거 같지? 내가 이겼어." 기훈은 아이를 살리고 사람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짚어준다. 대사와 상황 등이 중간중간 엮이고 반복적으로 짚어주면서 나온 결말이라 상당히 의미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저는 기훈이 그 게임에서 이겼다고 생각한다. 분명 아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기훈이 있어서 이 사회가 희망적이라고 믿는다."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163942582c63f3.jpg)
- '오징어 게임' 속에 연기 잘하는 좋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는데, 같이 연기하며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느낀 영감이나 텐션이 궁금하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촬영장엔 연극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에너지, 호흡이 다 담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모두 그렇게 느꼈다. 너무 소중한 경험이자 좋은 즐거움이었다.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한 방향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특히 마지막 게임에선 3~4일 정도 찍은 것 같은데,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고 그건 시나리오에서도 느껴졌다. 감정들의 격한 변화와 그 안에서 반전이 일어나면서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했는데, 실제 훌륭한 배우들과 연기하니까 더 큰 에너지가 느껴졌다."
- 시즌2와 시즌3를 같이 촬영할 때, 시즌1과는 또 달랐다 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시즌1 때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방향대로 표현했다. 너무 큰 성공을 하고 다음 시즌으로 오게 됐을 때 저는 대본 13개를 보고 이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았다. 감독님도 이 이상은 안 할 거라고 하셨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서 관객들과 이런 얘기를 해보고 싶다며 호기롭게 쓴 13개의 대본을 보면서 '이런 기회가 우리에게 어디 있겠나.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그런 마음이었고, 캐스팅된 배우들도 다 그런 마음으로 왔다. '내 실력을 보여줘야겠다' 혹은 '내가 '오징어 게임'에서 팀워크를 제대로 잘 맞춰야겠다'라는 열정이 크게 느껴졌다. 오히려 저는 '당신들도 해봐라'하는 느낌이 있었다. 시즌2와 3에서 기훈이 지켜보는 듯한 느낌으로 쓰여 있어서 오히려 그러면 잘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제 역할을 등한시했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닌데, 순간마다 누군가가 더 돋보여야 하고 에너지를 더 발산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약간 반장 같은 역할이었다."
- 많은 후배가 존경하는 선배이자 지향점이기도 한데, 조언을 건넨다면?
"후배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유사한 이야기를 하면 항상 "다음은 네 차례야. 열심히 해"라는 얘기만 한다. 열심히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한 방법이나 그런 건 없다. 한 컷이 길면 1분짜리가 있긴 하지만, 편집에서는 2~3초 내외의 컷이다. 그 한 컷을 어떻게 찍느냐가 중요하다."
- 황동혁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서 크게 감탄했다 느낀 지점은 무엇인가?
"글을 굉장히 깔끔하게 쓴다. 지문이 길지 않고 전달하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전한다. 대본을 설계도라고 하는데, 스태프와 배우들이 잘 이해하고 실현시키는 설계도다. 오해가 없게 깔끔하게 쓴다. 그런 것을 따라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a8443ec264127e.jpg)
- '오징어 게임' 이전에도 이정재는 우리에게 톱스타였는데, '오징어 게임'으로 그 이상이 있을 수 있는지를 알게 됐다. 출연료나 해외 인기가 엄청났는데, 스스로 느끼는 '오징어 게임' 이후의 변화는?
"열심히 했지만, 운이 왔다는 것은 인정한다. '오징어 게임'으로 상상해보지 못한 경험도 해봤다. '내가 해외에서도 유명해지나?', '이렇게 해도 되나?', '상도 받네' 했다. 예전에는 군대 갔다 오면 남자배우가 주연에서 멀어지는 일들이 많았다. 그때는 군대 갔다 오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나 싶은 불확실한 두려움이 많았다. 시대가 좋아지면서 그런 것과 상관없이 열심히 하면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 됐다. 그 과정에서 실패한 것도 있고 성공한 것도 있다. 그것이 쌓이면서 경험치가 좀 더 생겼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깊이가 조금씩 생기다 보니 성기훈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함을 이 작품으로 보여드릴 수 있었다. 해외에서는 이정재라는 배우를 몰랐는데 이렇게 좋은 시대에 태어나 운을 많이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오징어 게임'이 너무나 큰 성공을 했고 큰 수혜를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서 뭔가 바뀌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해외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냐"이다. 생각지도 못한 성공이라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하고 싶지만 '진짜 바뀌었나?',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꾸준히 하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과) 데이트 파파라치도 찍히곤 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그렇지 않으니까 어색하다. 저는 자유롭게 다니는 편인데 해외에서는 정말 쫓아온다. 식당에 들어가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찍고, 호텔에서도 계속 기다린다. 그런 것이 익숙지 않지만 그런 것 또한 감사하게 생각한다."
-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배우 이정재에게 어떤 의미인가?
"여러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이다. 캐릭터의 감정이 폭넓고 다양하다. 폭풍 같은 감정을 연기한 캐릭터는 기훈이 처음이다. 또 감사하게도 큰 성공을 한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많은 도시를 다니고 팬들을 만난 것도 큰 경험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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