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유연석은 자신이 연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 잘 아는 배우다. 최고의 배우를 욕심냈던 적도 있고, 연기를 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한지 스스로에게 묻기도 했다. 그 길목에서 '낭만닥터 김사부'를 만났고, 작품을 마친 유연석은 "제 스스로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하기 전에 5개월 정도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고 너무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고 연기 말고 다른 건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문득 이 일을 좋아하는 게 맞는지 정말 즐겁고 행복한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됐어요. 그러던 와중에 '낭만닥터 김사부'를 만났고 이 작품을 하면서 '내가 정말 이 일을 좋아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2003년 영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을 연기했던 유연석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조연을 오가며 20여 작품에 출연했고, 2013년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를 연기하면서 대세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쉼없이 달렸다. 흥행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인생작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연석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칠봉이 이미지를 묵묵하게 조금씩 걷어냈고, 마침내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 강동주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들 속에서 다시 한 번 깨달은 게 있다. 흥행은 쫓는다고 해서 따라오는 게 아니라는 것. 단순한 진리지만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게 생각 만큼 쉽지만은 않다.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호흡을 맞춘 한석규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일말의 조급증까지 다 털어버렸다.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까 제 자신을 뒤돌아보지 못했던 적도 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저도 한석규 선배님처럼 여유가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흥행작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도 있었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흥행에 대한 조급함은 없어요. 단지 세월이 들어가는 것처럼 제 안에도 세월이 묻어났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강동주(유연석)이 김사부(한석규)에게 했던 "당신은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라고 했던 질문은 본인 스스로에게도 향했다. 당시 김사부는 "난 지금 이 환자에게 필요한 의사"라고 답했다. 이 신을 촬영하면서 유연석은 스스로에게 '좋은 배우인지, 최고의 배우인지, 필요한 배우인지' 물었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유연석에겐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다.
"처음엔 관계자와 시청자에게 괜찮은 배우 배우라는 얘기를 듣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다음엔 최고의 배우가 돼보려고 욕심을 부렸던 적도 있고요. 지금은 어떤 작품에 꼭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만약 내가 연기를 그만둔다면, 누군가 어떤 작품을 보시다가 '유연석이 저 자리에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필요한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응답하라 1994'가 유연석이라는 배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계기가 됐다면, '낭만닥터 김사부'는 유연석에게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어줬다.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에 대해 "내가 왜 배우를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했다.
유연석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 만큼 누구보다 더 간절하게 그리고 더 열심히 연기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믿고 있었다. 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고 나면 빨리 인화되게 하려고 흔드는 사람도 있지만 전 그냥 기다리면서 설렘을 느낀다. 그 시간들이 저에겐 낭만적인 순간"이라는 유연석. 그건 어쩌면 유연석이 품고 있는 배우로서의 '낭만'과도 맞닿아 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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