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기생충'의 사춘기 여고생은 '방법'에서 소녀 방법사가 됐다. 배우 정지소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다.
친구들 사이에선 '정다중이(정지소+다중이)' '정멍청이'로 불리고, 기분이 좋아지면 길에서 갑자기 춤추고 노래하는 4차원 소녀. 하지만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세상 진지한 8년차 배우 정지소를 만났다.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카페에서 만난 정지소는 한층 앳된 모습이었다.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 이상 가려진 가운데, 커다란 눈망울이 더욱 강조돼 보였다. 눈 앞의 상큼발랄한 배우와 tvN 드라마 '방법' 속 백소진은 언뜻 연결고리가 없게 느껴졌다.


"'기생충' 다혜와 '방법' 소진이는 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머리를 쓰는 사춘기 소녀예요. 하지만 열심히 고심한 그 수가 (어른들에게) 다 읽힌다는 점에서 닮았어요. 그걸 제외하면 둘은 완전히 달라요. 다혜는 가정에서 보호받고 공주처럼 자란 아이고, 소진이는 큰 상처를 안고 스스로 강해진 아이죠."
2012년 드라마 '메이퀸'으로 데뷔한 지 8년. 그 사이 다양한 작품에서 아역으로 활약했던 정지소는 영화 '기생충'을 통해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현승민이라는 이름도 '기생충' 합류와 함께 정지소로 개명했다.
"'기생충' 전에 1~2년 정도 일을 쉬었어요. 자의는 아니었고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졌거든요. 멘탈이 흔들렸어요. 그래서 '기생충'은 제가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어요. 캐스팅 소식을 듣고 올림픽 금메달 딴 느낌이 들었거든요."
영화 '기생충'은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쓸며 한국 영화 100년사를 새롭게 썼다. 그런 작품에 함께 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이 벅찼을 터.
그는 "정말 대본을 외우고 또 외웠던 기억이 난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최대한 피해를 끼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라며 "자신감이 없어질 때쯤 봉준호 감독님이 날려주시는 '따봉'에 힘을 얻었다. 후회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파이팅을 계속 외쳤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스카 수상 소식은 '방법' 촬영 중에 알았다. 촬영 중에도 틈틈이 검색하면서 수상 소감을 듣고, 현장 배우들 사진도 찾아서 저장했다"고 깨알같이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변화를 추구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기생충'에서 '방법'으로 전혀 생각지 못한 선택을 한 것 처럼.
"차기작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연기자로서 하고싶은 게 아직 너무 많아요.(웃음)"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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