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슬프고도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 떠난 '미사'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결국 차무혁이 송은채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2개월 동안 시청자들을 지독한 '사랑의 늪'에 빠뜨린 KBS 월화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극본 이경희, 연출 이형민)가 28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첫방송을 시작한 11월8일부터 종영한 12월28일까지 '미안하다 사랑한다'(이하 '미사')와 함께 울고 웃었던 시청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여전히 '미사'가 남긴 잔잔한 여운을 되새기고 있다.

비로소 매듭지어진 그들의 비극적 운명

'미사'는 이미 세간에 알려졌던 대로 무혁과 은채가 모두 죽음을 맞이하면서 끝이 났다.

최윤이 오들희의 친아들이 아니라 입양한 아들이라는 것, 자신은 오들희의 뜻에 의해 버려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무혁은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말의 가능성을 버리고 결국 죽음을 택한다.

그리고 1년 후 무혁에게 "잊는 게 내 주특기니까 걱정말라"고 말했던 은채는 호주에 있는 무혁의 무덤을 찾아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사랑을 가슴에 품고 눈을 감는다.

갓 태어난 무혁 남매를 버렸던 은채의 아버지에게는 사랑하는 딸 은채의 죽음이라는 벌이 돌아오고, 아무것도 모르는 오들희는 친자식의 심장을 지닌 윤을 변함없이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처럼 16회를 거치며 펼쳐졌던 비극적인 가족사와 운명의 연결고리가 마침내 매듭지어진 '미사'의 결말은 풍부한 은유와 감성이 담긴 대사들을 통해 이경희 작가가 그리고자 했던 '사랑의 징그러움'을 낱낱이 드러냈다.

또한 전작인 '상두야 학교 가자'에 이어 이번에도 현실과 환상, 현재의 인물과 과거의 인물이 교차하는 영상을 선보인 이형민 PD의 역량은 무혁과 은채의 가슴 아픈 사랑과 더불어 한층 빛을 발했다.

올해 최고의 커플은 무채 커플!

'미사'가 남긴 멋진 선물은 바로 올해 최고의 커플인 차무혁과 송은채다.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더욱 깊어진 눈빛으로 돌아온 소지섭은 평생을 외롭게 살아오다 생의 마지막 길목에서 비로소 동반자를 발견한 남자 차무혁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자신의 이름 석자 앞에 '배우'란 단어를 확실히 아로새겼다.

특히 극 후반으로 갈수록 피곤한 촬영 일정에 지쳐 많이 수척해진 소지섭은 오히려 그 때문에 사랑에 중독되고 그리움에 사무친 '병자' 무혁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들었다.

TV 보다 영화에서 먼저 인정 받았던 임수정 역시 다른 이의 상처를 알아보고 사랑을 나눌줄 아는 여자 송은채 역을 맡아 수많은 '미사 폐인'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이미지의 스펙트럼이 넓은 그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송은채'라는 인물에 당위성을 부여하며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아무 말 하지 않고 함께 앉아만 있는 모습에서도 간절함이 묻어나는 두 사람의 사랑은 은채의 아버지가 바로 무혁을 버린 인물이라는 사실로 인해 더욱 비극성을 띤다.

"살아서도 지독하게 외로웠던 그를 혼자 둘 수가 없었습니다. 내 인생에 이번 한번만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벌 받겠습니다. 송은채."

무혁의 무덤가에 누워 숨을 거두는 은채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늘 다른 이들을 위해 살던 두 사람이 마지막 단 한번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서로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죽음도 이길 수 없는 지독한 사랑'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무채 커플이 '미사'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미사'의 마지막을 함께 이끈 것은 무혁과 은채 뿐만이 아니다.

이 작품에서 최윤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정경호는 신인답지 않은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한편 10대들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방영 초반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서지영 역시 첫 연기치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다음 역할을 향한 경쾌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또한 무혁의 쌍둥이 누나 서경을 연기한 전혜진, 그리고 서경의 아들 갈치 역을 맡은 아역 배우 박건태도 버림받은 이들의 애환을 천진난만하게 그려내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15회에서 무혁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갈치가 마지막을 준비하는 듯한 무혁의 모습에 기어코 눈물을 터뜨리며 "죽지 마"라고 말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세상에 하나 뿐인 가족 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퍼붓는 엄마 역을 가슴 아프게 연기한 이혜영은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는 '미사'에 무게감을 부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모든 갈등을 유발시킨 장본인으로 출연한 이영하와 오들희의 비밀을 폭로하려는 전직 기자 역의 신구 역시 비중은 작지만 극에 꼭 필요한 역할로 자기 몫을 톡톡히 했다.

시청자들, "아쉽지만 보내줄게"

한편 열광적인 시청자들의 열기로 유명했던 드라마답게 '미사' 시청자 게시판은 여전히 포화상태다. "너무 많이 울었다", "한동안 '미사'를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엔딩과 몇몇 장면에 대해 이런저런 토론을 하는 팬들도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청자가 남기는 공통적인 의견은 "아쉽다, 하지만 고마웠다"라는 것이다. 찬바람 부는 겨울의 스산한 마음을 함께 해준 '미사'는 '미사폐인'들에게 만큼은 하나의 '드라마' 이상이었던 것이다.

ID ute1를 사용하는 시청자는 "미사가 울면 울고 웃으면 함께 웃으며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한 데 이어 "내가 살아 숨쉬는 시간 동안 이런 드라마를 볼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하다"는 찬사까지 쏟아냈다.

ID가 ysun0715인 시청자 역시 "살면서 메말라 가고 있던 내 감정에 다시 잔잔한 눈물을 흘리게 해주었던 드라마였다. 간밤에 미사의 장면들과 음악이 생각나 잠을 이룰수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소지섭과 임수정 두 배우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동안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0시에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를 것 같다"는 한탄은 '미사 폐인'들 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한 제작진과 배우들도 다같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그동안 숱한 눈물을 안겨준 '미사'를 이제 보내야 한다. 남은 건 '미사'를 기억할 준비 뿐이다.

2004년과 함께 보내는 '미사'의 뒷모습은 무혁과 은채가 남긴 추억이 있어 결코 쓸쓸하지 않다.

조이뉴스24 /배영은 기자 youngeun@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슬프고도 아름다운 기억을 남기고 떠난 '미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