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탄수화물을 다 끊고 매일 운동을 병행하며 체지방 6%를 완성해냈다. 준비 기간 3개월에 촬영 5개월까지, 총 8개월을 마라토너 서윤복으로 살았던 임시완이다. 인고의 과정을 돌아본 임시완은 "인간이길 포기했다"라고 말하기도. 그 정도로 독한 마음으로 임했던 '1947 보스톤'이고, 그 속에서 빛나고 또 빛난 임시완이다. 왜 강제규 감독이 "임시완이 가장 큰 행복을 줬다"라고 말했는지 단번에 이해가 된다.
오는 9월 27일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되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은행나무 침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강제규 감독이 내놓은 신작으로, 국민의 영웅이라 불리는 마라토너 손기정과 서윤복, 남승룡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임시완이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f76a0e8ea00a2.jpg)
임시완은 서윤복 역을 맡아 하정우, 배성우, 김상호, 박은빈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해 뛰어야 하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고자 늘 국가대표의 책임감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임시완은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체지방 6%를 완성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러닝타임 내내 뛰고 또 뛰는 임시완은 선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에 임시완은 지난 21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1947 보스톤' 촬영 비하인드와 그간 기울였던 노력 등을 전했다.
- '1947 보스톤'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대본을 받았을 때 가슴 뭉클한 뭔가가 있었다. 제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 즈음이었다. 휴가 때 변요한 형을 만났는데, '대본을 봤는데 어떤 것이 좋고 장점이 있고 그런 식으로 분석을 하는 것에 앞서 뭉클함이 느껴진 대본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요한 형이 '그런 마음이 들면 그냥 하는 거지'라고 가볍게 툭 던지듯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확신을 가졌고 바로 그날 출연 결정을 했다."
-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을 뭉클하게 했나.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작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상황이 다양하다. 바쁜 일상 속 지친 나의 마음을 위안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드는 작품이라면 보시는 분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지 않나 하는 작품이 있다. 반면 너무나 대단한 감독님, 선배님과 같이할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어진다. 그런 분들의 작품이라면 좋은 작품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매번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 결국 어떤 것이 좋은 작품이냐 결정짓는 건데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쉽게 정의를 내리지 않는 것이 안전해서 보수적으로 이것저것 생각한다.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처럼 매번 고민하고 매번 바뀐다."
- 서윤복 선수가 실존 인물인데, 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나.
"작품을 시작하는 기점으로는 4년이 넘었고, 크랭크업도 3년이 지났다. 그래서 세세한 걸 기억하지는 못해도 시작할 때 마음가짐은 기억난다. 실존 인물이고 역사적으로 대단한 분이다. 그런 분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엔 큰 책임감이 따른다. 국가대표에 비교할 바는 안 되지만 적어도 작품에 임하는 동안만큼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가대표라는 다짐을 하고 지내야겠다, 그 생각을 잃지 않고 유지하려 했다."
![배우 임시완이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0db0cdb10ff299.jpg)
- 태극마크가 배우에게 미친 영향은?
"국가적인 경기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그들(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을 세세하게 느끼진 못한 것 같다. 태극마크를 달아본 적이 없다 보니 그렇다. 하지만 이 작품을 선택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마음으로 태극기를 바라보니 책임감, 중압감이 크게 작용을 하더라. 연기적으로도 한 신 하더라도 나라를 대표해서 심혈을 기울여서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었다."
- 얼마나 뛴 거냐.
"마라톤 경기 장면 꽤 오래 찍었다. 한국의 각 지역에서 다 찍었고, 호주에서는 뛰기만 했다. 꽤 많이 뛰었다. 5개월 찍는 중에 연습도 있었고, 손기정 마라톤 대회도 있었다. 총량으로 따져도 42.195km를 몇 바퀴 뛴 것 같다."
- 체지방 6%가 됐다는 것이 놀라운데,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쳤나.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탄수화물을 좋아한다. 밥 먹고 간식을 먹곤 하는데, 촬영하는 동안 그런 것을 다 끊었다. 운동은 기본이고 삼시 세끼 샐러드에 닭가슴살이 식단이었다. 제일 고비는 영화 찍을 때 오는 현장 밥차다. '1974 보스톤' 현장의 밥차가 우리나라에서 맛있기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소문난 밥차다. 그 밥차를 포기했다. 식욕은 인간의 제일 큰 욕구다. 제가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을 끊다 보니 몸이 예민해진다. 손끝 말초 신경이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또 밥차에서 밥을 먹으면 다 같이 모여서 먹지 않나. 그래서 혼자서 먹을 때보다 더 맛있는 건데 그러지 못했다. 식욕을 억제하고 절제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고, 그것에서 몸 만드는 것의 성패가 갈린다. 그래서 촬영 끝날 때까지 그렇게 하려 유지했다. 술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이길 포기했을 정도다."
- 운동을 한 기간도 궁금하다. 얼마나 운동을 한 것인가.
"촬영 5개월 동안 유지했다. 촬영하다 보면 근육의 팽창감이 줄어든다. 운동하는 시간이 여의치 않았는데, 유지를 해야 하니까 촬영이 있는 날, 컷과 컷 사이에 펌핑감을 위해 계속 운동을 했다. 전문 PT 선생님과 함께하며 운동을 병행했다. 촬영 전 3개월 준비하고 들어가서 5개월, 대략 8개월 동안 '나는 국가대표다'라는 생각으로 지냈다."
![배우 임시완이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afa4e187273dce.jpg)
- 평소에도 독한 의지력이 있는 편인가, 아니면 이 작품이 유독 그랬던 것인가.
"국가대표만큼 의지를 불태우자 하는 마음가짐이 작용했던 것 같다. 체지방 6%는 제 인생에서 신기한 숫자라 말하는 건데, 매번 작품마다 '내 영혼을 불태울 거야'라는 것이 배우로서 미덕이긴 하지만 매번 그러는 건 인간으로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강제규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남자 스태프들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할 정도로 너무 좋아했고, 행복해했다'라고 했다. 임시완 배우에겐 어떤 현장이었는지 궁금하다.
"감독님은 정말 신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분인 것 같다. 현장이라는 자체가 변수의 집약체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데 그러다 보면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감독님은 언성 높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여기에 속해 있는 배우들에게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게 노력하신 것 같다. 저 또한 그런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 감독님은 인품적으로도 존경하는 분이다. 감독님이 그런 인품이니까 자연스럽게 현장 분위기도 감독님의 결을 많이 따르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 스스로도 현장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나. 감독님은 임시완 배우로 인해 가장 큰 행복을 얻었다고 했다.
"감독님이 저를 많이 좋아해 주신 것이 느껴진다. 저만 보면 인자한 웃음을 지어주신다.(웃음)"
- 감독님이 연기적인 디렉션도 거의 안 했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첫 신을 찍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연기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으셨다. 저에게 부담을 안 주셨다. 그렇다고 저에게 '넌 너 할 거 해, 난 내 일 하겠다' 이런 식의 방관이 아니라 제가 어떠한 연기를 하고 변수가 있어도 그걸 아우를 수 있을 정도의 큰 판을 만들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배우는 감독님이 만들어낸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놀이터를 굉장히 넓고 크게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어딜 가서 뛰어놀아도 자유로움을 느끼고 계산된 변수를 아우를 수 있게 해주셨다. 굉장히 그릇이 큰 감독님이시다. 존경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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