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이병헌이 업계 종사자가 뽑은 올해 영화 부문 최고의 배우 1위에 올랐다. 2023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1위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다시 정상을 차지한 것. 특히 올해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리즈부터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승부', '어쩔수가없다'까지, 엄청난 성과를 보여줘 그야말로 '이병헌의 해'라는 평가를 얻었다. 여기에 더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단독 사회를 맡으며 놀라운 존재감을 뽐냈다. 그 가운데 '어쩔수가없다'로는 유수의 국제영화제 초청과 수상이 계속되고 있어 이병헌의 거침없는 행보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9월 24일 개봉된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이 20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자 손예진의 7년 만 영화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다.
개봉 전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어쩔수가없다'는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토론토국제영화제 국제 관객상, 시체스영화제 감독상, 뉴포트비치 필름 페스티벌 글로벌 임팩트상(Global Impact Award) 수상 등 눈부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만수 역을 맡아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명품 연기로 감탄을 자아낸 이병헌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특별공로상을 시작으로, 뉴포트비치영화제 아티스트 오브 디스팅션 수상, 고담 어워즈 주연상 노미네이트 등 한국 대표 배우 위상을 높였다. 이뿐 아니라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며 1위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쩔수가없다'를 촬영하는 동안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라며 "그 이유는 박찬욱 감독님처럼 창의적이고 또 배울 점이 많은 분과 함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작업한 시간 자체가 내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특별한 의미를 설명했다.
![배우 이병헌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cf7f54de99779.jpg)
이어 이병헌은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물도 더욱 만족스러웠다"라며 "너무나도 즐거운 작업이었고, 그걸 또 많은 분이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더 고맙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병헌은 20년 만에 박찬욱 감독과 다시 만나 작업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박찬욱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고백한 바 있다. 그리고 무대인사와 많은 영화제를 통해 많은 관객을 만나면서 그 의미는 더욱 확장됐다. 이병헌은 "20년 만에 박찬욱 감독님과 다시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개봉 이후 관객분들을 만나고 영화제를 다니면서 그 의미는 더 넓어졌다. 배우 인생에서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무대인사를 하며 관객분들께도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의 러닝타임 90% 이상 만수가 등장하고 또 이끌어가는 이야기다"라며 "때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다 표현할 수 있었고, 또 굉장히 극단적인 여러 상황을 연기하면서 나의 모든 얼굴과 표정과 또 감정들을 원 없이 꺼내 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배우로서 연기적인 재미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런 이병헌이 돌아본 2025년은 어떨까. 그는 "지금까지 이토록 가장 바쁘게 활동했던 시기가 있었나 싶을 만큼 정말 바쁜 한 해였다. 특히 해외 일정이 많아서 이렇게 비행기를 많이 탄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전하고는 "그만큼 참여했던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성원을 받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와중에도 행복한 일정이었고, 유난히 세계의 많은 곳을 다녔던 한해였던 것 같다. 그 모든 것들이 관객분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관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올해 이병헌의 행보는 눈부셨지만, 한국 영화계는 여전히 암흑기다. 위기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이병헌이 가지는 마음가짐, 책임감은 그 누구보다 묵직하다. 그는 "지금 이 시기가 어떤 시기였는지는 시간이 더 흘러봐야 정확히 정의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안에 있으면서 느끼기에는 커다란 흐름의 과도기 안에 있는 것 같다"라며 "극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반대로 스트리밍 서비스는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영화계가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본다. 이런 혼란스러운 과정에서도 해결책은 분명히 찾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엄청난 현상도 생겼다. 이런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치면서 이 안에서 해결책도 찾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어려운 점, 좋은 점 등 여러 가지 것들이 공존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대두되는 부분은 AI 기술이 우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인데, 아직은 불안과 혼란이 크다.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그 불안이 조금이라도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병헌은 "이렇게 좋은 활동을 보여준 배우로 선정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기쁘다"라며 "올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는데, 앞으로도 '어쩔수가없다'로 홍보와 영화제 활동 등 계속 레이스가 계속될 예정이라 올 연말까지도 계속 바쁜 스케줄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다음 작품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늘 말씀드리지만,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로 오래오래 남고 싶다.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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