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감독 고어 버빈스키 수입·배급 브에나비스타코리아)은 전편인 '블랙펄의 저주'가 끝난 데서 시작한다. 해적 선장이면서도 자기 배를 남에게 빼앗겨 난처한 상황에 처하곤 했던 잭 스패로우(조니 뎁 분)는 전편에서 해적선 블랙펄을 되찾아 바다로 떠났지만, ‘최악의 해적’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또다시 사고를 친다.
블랙펄호를 10년간 소유하는 대신 자신의 영혼을 주기로, 바다 밑에 사는 전설적 존재 데비 존스(빌 나이 분)와 약속했던 기한이 다 찬 것. 잭은 데비 존스로부터 자신의 영혼을 지킬 방법에 골몰하다가 결혼을 앞둔 윌 터너(올랜도 블룸 분)와 엘리자베스 스완(키라 나이틀리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디즈니랜드의 놀이시설에서 착안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는 200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6억 5천만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거두며 워너나 소니, 유니버셜 등 여타 메이저 스튜디오에 비해 열세였던 디즈니의 실사영화를 그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영화다.
제작을 맡은 제리 브룩하이머는 이에 고무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완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캐리비안의 해적은 2편과 3편이 동시에 촬영되었고 2006년 여름 캐리비안 해적의 두 번째 시리즈인 '망자의 함'이 개봉되기에 이르렀다.
변함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들
'캐리비안의 해적'이 흥행에 성공하게 된 원인 중의 하나를 영화 속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꼽는 사람이 많았다. 그 중 가장 큰 환호를 받은 극중 인물은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 선장이다. 조니 뎁이 분한 잭 스패로우 선장은 기존의 해적 선장처럼 권위적이거나 말수가 적은 캐릭터가 아니었다.
능청스럽고 코믹하면서도 기품이 있고 영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순수한 잭 스패로우 선장의 모습은 영화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렸다. 2편인 망자의 함에서는 슬랩스틱 코미디식 연기와 연극적인 과장까지 보태 1편에 비해 더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1편에서는 총독의 딸로 사랑밖에 몰라 하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스완(키라 나이틀리 분)은 약혼자 월 터너(올랜도 블룸 분)를 구하기 위해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칼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여전사가 되었고 월 터너 역시 아버지에게 덧 씌워진 저주를 풀기 위해 유령해적선 플라잉 더치맨호의 선원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처럼 각기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은 서로 묘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스펙터클한 화면 속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만든다.
제작비 3억 달러의 거대한 특수효과
'망자의 함'을 보며 시선을 잡아 끈 것은 플라잉 더치맨 호가 하수인처럼 부리고 다니는 전설속의 바다괴물 크라켄의 위용이었다. 거대한 문어 모양의 크라켄의 모습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할리우드의 어떠한 특수효과보다 경이감을 안겨주었다. 흡판이 달린 집 채 만한 문어 다리들의 움직임은 놀랍도록 자연스러웠다.
대개 특수효과는 어두움을 배경으로 보여주기 마련이었지만 '망자의 함'에서는 달랐다. 대낮의 바다 한가운데서 움직이는 크라켄의 모습은 CG인지 실사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할리우드의 기술적 발전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밖에도 유령해적선 플라잉 더치맨 호의 저주받은 선원들의 모습 또한 세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특수분장을 보여줬다. 할리우드가 눈에 보이는 것의 한계를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 새삼 두려운 생각마저 들 정도로 ‘망자의 함’에서의 특수효과는 문화적 충격을 안겨줬다.

사실 우리에게는 해적보다 산적이 더 익숙한 단어다. 3면이 바다지만 서양처럼 대항해 시대가 없었던 우리 역사에서 해적은 기껏해야 왜구의 다른 이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시절 세계의 바다를 호령했던 서구인들에게 해적은 하나의 전설이자 로망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캐리비안의 해적'은 서구인들에게 잠재되었던 대항해시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영화를 보면서 정서적으로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어차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추구하는 것은 스펙터클한 화면을 무기로 한 보편적인 재미다. '망자의 함' 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장점과 가치 그리고 쾌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7월6일 한국과 미국 동시 개봉.
조이뉴스24 /김용운기자 woo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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