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음반 낸다고 하니까 다들 웃더라구요, '개그나 하지 무슨 노래냐'고요, 그런데 지금은 모두들 열심히 해 보라고 오히려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어요."
개그맨들이 만든 음반이 또 하나 나왔다. 이번엔 어여쁜 개그우먼들이다.
주인공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인기코너 '미녀삼총사'의 세 여자 심진화, 장경희, 김형은.
SBS 개그맨 공채 7기 동기생인 이들은 최근 첫 번째 앨범 '미녀삼총사'를 내고 전격 가수로 데뷔했다.
"웃찾사의 미녀삼총사 코너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음반 제작자가 저희 세 명의 캐릭터와 개성을 한데 묶어 놓으면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먼저 제안을 해 왔어요.(진화)"
한마디로 넘쳐나는 이들의 끼가 음반 제작사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 덕분에 이들 세 사람은 자신들이 출연하던 '미녀삼총사'라는 코너를 앨범병으로 개그맨에서 가수로 변신하게 된 셈이다. 이들을 직접 마주해 보니 당시 제작자가 어떤 마음에서 음반을 출시하자고 했는지 언뜻 감이 잡히는 듯 했다.
최근 고음불가, 나몰라 패밀리 등 개그맨들의 가수 데뷔 현상에 대해 '개그나 열심히 하지, 음반은 왜 냈느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바로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개그맨들이 음반을 낸 다고 하니깐 처음엔 조금 낯설고 걱정하는 시각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더 이상 가수나 개그, 연기 등 영역 구분을 짓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가수들이 연기하고, 영화 배우들이 직접 OST를 부르는 세상 아닌가요, 연기 안에 노래와 웃음이 있듯이, 마찬가지로 웃음 안에 연기와 노래가 있다고 생각해요.(진화)"
바로 옆에 있던 장경희가 한 마디 거든다.
"저희 뮤직비디오에 이의정씨가 아픈 몸을 이끌고 출연을 해 주었는데, 그런걸 보니깐 책임감이 느껴지더라구요. 개그맨 중에는 노래와 춤을 잘 추는 사람들도 많은데 다음에 또 음반을 내는 동료들에게 자칫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은 총 5곡. 전체적인 앨범 컨셉은 댄스음악이다. 타이틀곡 '운명'은 코요태 5집에 있던 곡을 새롭게 편집했고 세 사람의 목소리가 시원스럽게 어우러진 '천국'은 신곡이다.
이들 세 사람은 좋아하는 노래 스타일도 각양 각색. 심진화는 발라드, 장경희는 트로트, 김형은은 럼블피쉬 같은 록밴드를 좋아한단다. 이중에서도 김형은의 목소리가 탁 트였다고 칭찬 일색이다.
음반을 직접 들어보니 이들의 노래 실력을 얕잡아 봐서는 안될 것 같다.
"올 1월부터 7, 8개월 동안 안무와 보컬 연습, 음반녹음에만 매달렸어요. 처음엔 트레이닝을 맡은 선생님이 웃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형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 처럼 이들의 노래 실력도 부쩍 늘었다는 얘기로 들린다.
"2년 넘게 개그맨 생활을 해 오면서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필요했고, 어려운 고비에서도 이렇게 음반까지 내게 됐어요. 모두들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고요."
올해 스물 다섯 동갑내기인 세 사람에게 이번 음반이 어떤 의미인지 느껴졌다.
화제를 바꿔 좋아하는 이상형에 대해 물어봤다. 역시 이들의 개성만큼이나 각양 각색이다.
심진화는 박지성 선수같은 착한 스타일, 장경희는 살집이 있는 통통한 스타일, 김형은은 남자답게 생긴 스타일을 좋아한단다.
세 사람의 좌우명도 다 틀렸다. 심진화는 '조혜련과 같이 억척스럽고 열심히, 인생 도리 지키며 살자'였고, 장경희는 '김원희 처럼 유쾌 통쾌, 상쾌하게 살자', 김형은은 '굵고 길게 살자'라고.
세 사람의 의견이 엇갈릴때는 어떻게 합의를 보느냐고 묻자,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당연히 힘으로 결정하죠(웃음)"라고 말했다.
현재 케이블TV는 물론 국군방송까기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이들 '미녀삼총사'는 조만간 지상파 TV에서 가수로서의 진가를 보여줄 예정이다.[사진=첫 앨범을 낸 미녀삼총사. 왼쪽부터 김형은, 심진화, 장경희]
조이뉴스24 /정진호기자 jhjung@joynew24.com 사진 김동욱기자 gphot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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