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마운드의 새싹들이 손을 굳게 맞잡았다. 이제 프로 3년차가 된 김명제(20)와 신인 임태훈(19) 얘기다.
초등학교 야구대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둘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지난 연말부터 훈련 파트너를 이뤘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연말 휴가까지 모두 반납했을만큼 열심이다. 둘 다 여자친구가 없는 솔로 신세라 운동에 전념하기에는 그만이다.
하루 일과는 거의 똑같다. 오후 2~3시에 만나 인근 고등학교에서 가벼운 캐치볼을 한다. 김명제의 모교인 휘문고등학교와 임태훈이 재학 중인 서울고등학교 등이 주무대.
저녁을 먹은 후엔 잠실 인근의 한 헬스클럽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땀을 뺀다. 본격적인 기술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놓기 위해서다. 훈련이 모두 끝나는 시간은 오후 11시께. 이 때 작별을 고하고 집에 도착하면 꿀맛 같은 잠을 청할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이를 악물고 있는 이유는 '올해 꼭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공통의 부담감 때문이다. 김명제와 임태훈은 올해 두산 마운드의 '희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명제는 선발로 변신해 LG로 떠난 박명환의 빈자리에 투입될 예정이다. 윤석환 투수코치는 이미 "명제를 3선발로 쓸 생각이다. 2년간 경험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귀띔한 바 있다.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승에 그쳤던 김명제는 올해야말로 붙박이 선발로 자리잡겠다는 각오다.
신인 임태훈도 마찬가지다. 서울고 졸업예정인 임태훈은 두산이 계약금 4억2천만원을 주고 1차지명으로 낚아챈 기대주다. 182cm에 82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닌데다 시속 14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자랑한다. 프로 첫 전지훈련을 눈 앞에 두고도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말할만큼 두둑한 배짱도 갖췄다. 아직 검증받지 않은 신인인데도 올 시즌 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팀 내에 의지할 만한 선배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임태훈은 "명제 형과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주 얼굴을 보면서 알게 됐다. 나보다 프로 경험이 2년이나 더 많기 때문에 함께 훈련 하면서 정말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김명제 역시 "태훈이가 후배인데도 실력도 좋고 열심히 해서 내가 오히려 배우고 있다. 혼자 훈련했다면 심심했을텐데 서로 말상대도 되어서 참 좋다"고 화답했다.
개인의 영광과 팀 성적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영 건'들의 각오가 벌써부터 잠실을 달구고 있다.
조이뉴스24 /배영은기자 younge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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