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인왕이 누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죠."
두산의 신인 우완투수 임태훈(19 · 서울고 졸업예정)이 패기만만한 출사표를 던졌다.
임태훈은 올해 두산의 희망을 한 몸에 짊어진 1차지명 신인. 키 182cm에 몸무게 82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데다 시속 145km 안팎의 강속구를 뿌린다. 지난 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서울 연고팀 두산과 LG가 임태훈을 지명하기 위해 한밤에 치열한 쟁탈전을 펼쳤을만큼 '될성 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임태훈이란 이름은 '제 2의 류현진'으로 불리는 SK 김광현(19 · 안산공고 졸업예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낯설다. 청소년대표팀 에이스 김광현은 신임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찬사 속에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임태훈은 "시즌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라며 느긋하기만 하다.

임태훈은 유순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신인답지 않은 배짱이 돋보이는 선수다. 프로 첫 전지훈련을 앞둔 임태훈의 소감은 "전혀 떨리지 않는다. 코치님들과 선배들에게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너무나 기대된다"는 것.
김광현에게 몰린 스포트라이트에 대해서도 부러움보다 여유가 앞선다. "작년에 류현진 형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광현이가 같이 관심을 받는 게 당연하다. 또 광현이 실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아직 시즌 전이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과 윤석환 투수코치 역시 임태훈의 가장 큰 강점을 '자신감'으로 꼽았다. 지난해 말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임태훈을 지켜본 김 감독은 "정신력이 강해서 마운드에서 타자들과 맞서도 절대 주눅 들지 않을 선수"라고 평가했다.
윤 코치도 "성격이 대담하고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편이라 신인 첫 해에도 제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벌써부터 4, 5선발감으로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태훈 스스로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신인왕은 당연한 목표다. 그 꿈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신인이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방어율이나 승률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포부를 털어놨다.
또 '몇 승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안해봤냐'는 질문에는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승률왕이 되려면 당연히 10승은 넘어야 한다." 이제 이 자신감을 마운드에서 성적으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그렇다면 "나만의 색깔을 가진 투수가 되고 싶다"는 임태훈의 바람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질까. 힌트가 하나 있다. 임태훈의 우상은 '컨트롤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다. 임태훈은 "전지훈련에서 제구력을 다듬는 데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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